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처음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했던 일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사무실 구하기 

사무실은 학교 기숙사나 차고, 개인 원룸등에서도 차릴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사무공간이 있는 것이 당연히 좋고, 특히 직원을 채용하는 시점에서는 버젓한 사무실이 있어야 사람 뽑기도 쉽고, 손님들을 초대해서 회의하기에도 좋다. 사무실의 위치와 근무인프라에 따라 직원 만족도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예를 들면 지방에서 창업하는 경우에는 좋은 인력채용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최근에는 대학교들이나 지자체, 기업들이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가 많이 생겨나서, 사업계획서만 인정받으면 좋은 조건으로 저렴하게 사무실을 임차할 수 있다. 보육센터 관련 입주 정보는 https://www.k-startup.go.kr/main.do  이 곳을 참고하면 된다. 지자체나 대학 입장에서도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할 경우에 국가에서 지원받는 세제 혜택들도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나 산학연계 효과등이 있기 때문에 보육센터 운영에 적극적이다. 

보육센터는 서울의 교통 요지에 위치한 곳, 유명 벤쳐 투자사, 대학교,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일수록 경쟁률이 매우 쎄다. 이런 곳일수록 입주 환경이 좋고, 회의실, 네트워크, 사무집기 등의 인프라 지원 외에도 투자 지원, 마케팅/홍보 지원, 교육 지원, 투자사 연결 등 다양한 혜택들이 많으므로 초기 스타트업들은 보육센터 입주를 추천한다.

 

2. 법인 등기 

사무실을 구하고 나면 법인의 본점 주소가 생긴다. 그 다음 단계는 법인 등기를 진행해야 한다. 

필요서류 : 창업자 + 감사인 주민등록 초본, 정관(상호/사업목적/본점소재지/자본금/발행할 주식의 총수), 창업자 지분구조, 잔액증명서 

법인등기는 인터넷 등기소 등에서 직접 해도 되는데, 나는 법무사에게 의뢰해서 법인 등기를 했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돈이 좀 들더라도 법무사에 맡기는 것이 ROI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하고, 실제로도 그랬다. 법인 등기에 대해 몇 군데 견적으로 받아보니 법무사에 따라 수수료들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격 비교를 해보고 수수료가 저렴한 곳으로 하면 된다. 법인 등기업무는 법무사들 입장에서는 매번 하는 반복업무라서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거의 없으며, 어디든 저렴한 곳으로 하면 별 문제 없다. 법인 등기를 할 때 제출할 서류로 "정관 (상호/사업목적/본점소재지/자본금/발행할 주식의 총수를 적어야 한다)", "주주명부 (창업자가 1명 이상일 때 지분구조 등을 표시)", "창업자 및 감사인의 주민등록 초본", "자본금의 잔액증명서" 를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 등기소에서 등록하고자 하는 회사 상호가 겹치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서류를 제출하면 나머지는 법무사가 알아서 만들어 준다.

감사인은 초본을 제공해 주는 것 외에 초기 스타트업에서 특별히 할 일은 없으니 창업자를 제외한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게 부탁하면 된다. 잔액증명서는 계좌에 자본금을 납입한 내역에 대한 잔액증명이 필요하며, 대표의 개인계자에 자본금을 납입한 후에 잔액증명을 하면 된다. 등기를 신청하는 하루 동안은 계좌이체가 발생하면 안된다. 정관은 대개 표준정관을 쓰기 때문에 특별히 고칠 내용은 없으나 상호, 사업목적, 본점 소재지, 자본금, 발행할 주식의 총수 등은 설립하는 법인 상황에 맞게 잘 확인해야 한다.    

법인 등기시에 몇 가지 팁이 있는데, 우선 자본금 규모에 따라 법인 등기시에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 달라지므로 비용을 아끼려면 자본금은 적을수록 좋다. 세금은 자본금 대비 약 0.4% 정도 된다. 다만 자본금이 너무 작으면 영세한 법인으로 판단되어 후속투자 유치시에 안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또한 본점 주소지도 중요하다. 본점 주소지가 과밀 제한지구에 있을수록 등기 비용이 비싸진다. 예를 들면 서울보다는 경기도권에 본점이 있을수록 등기 비용이 싸진다. 최근에는 법인의 본점 주소지를 페어퍼 컴패니 형식으로 별도 주소지에 등록하고, 실제 업무는 자택에서 하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다. 이를 위해 법인 주소지를 등록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3. 사업자 등록 

필요서류 : 법인인감증명서, 법인등기부등본, 정관 사본, 주주명부, 임대차계약서 사본, 대표자 신분증, 사업자등록증 신청서

법인 등기가 끝나고 나면 사업자 등록을 하는데, 이는 세무소에 가서 하면 된다. 내 경우에는 세무사가 대행해 주었다. 법무사가 등기를 완료한 후에 인감증명, 등기부등본, 정관 사본, 주주명부 등의 서류를 바로 세무사에게 전달했기에 간단하게 사업자 등록이 진행되었는데, 나는 국세청 사이트에서 "수임동의" 만 하면 되었다. 사업자 등록이 끝나고 나면 회사의 "사업자 등록번호" 가 나오며, 이는 개인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이다. 이 "사업자 등록번호" 가 있어야 법인 계좌 개설도 할 수 있고, 법인 명의로 세금계산서 처리 등이 가능해진다. 

 

4. 법인 계좌 개설

사업자 등록까지 끝나고 나면 서류를 챙겨서 법인 계좌를 개설한다. 법인 계좌는 아무 은행에서 해도 상관은 없으나, 이왕이면 대표이사 본인의 주거래 은행에서 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신용도가 높은 주거래은행에서 계좌 개설을 할 경우에 계좌 심사시간도 줄어들고, 계좌 이체 한도 확대, 수수료 면제 등의 부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법인 계좌 개설이 되면 법인카드도 만들 수 있고, 향후에 법인에서 업무상으로 사용되는 비용들에 대해 부가세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아는 대표님 한 분은 사업목적으로 "가상화폐 거래" 를 작성해서 스타트업을 창업했는데,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를 사업목적으로 갖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계좌를 개설해 주지 않아서 여러 군데 은행을 돌아다니다가 간신히 법인 계좌를 만들었다고, 무척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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