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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이직이 커리어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를 물어보는 글이 블라인드에 올라왔습니다. 여러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대체로 잦은 이직에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러 직원들을 채용해 보았는데, 가장 안 좋았던 경험은 1년 미만 이직이 여러번 있던 직원을 채용했던 것입니다. 당시 상황이 급해서 후순위였던 이 친구를 채용했는데, 일해보니 큰 실수였고 직접 해고했습니다. 해고한지 1년이 다 되가지만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고 이 친구 사례는 두고두고 회자 됩니다. 

 

피치못할 사유로 회사를 자주 옮길 수 있습니다. 커리어 발전을 위해 점프하면서 회사를 옮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을 이력서와 짧은 면접시간으로 알 도리가 없습니다. 회사에서 장기근속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힘든 상황들이 생기는데 그걸 극복하는 인내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떤 업무든 1년 이상은 해야 경험과 역량이 쌓인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조직생활에 적응도가 높은 장기근속자를 선호합니다. 사람은 잘 안바뀌기에 과거의 행동을 미래에도 반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잦은 이직이 있던 사람은 신규 회사에서도 금방 이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채용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행위라서 당연히 한번 뽑으면 오래 일하는 직원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이직이 잦은 직원은 회사에서는 안좋게 보는 겁니다. 

 

제가 직장인 이직에 대한 조언을 몇가지 하자면, 

1. 아무리 힘들어도 회사에서 1년 이상 근무하는 것이 좋습니다. 1년이상 근무하면 퇴직금도 나옵니다. 많은 회사들은 업무 사이클이 1년 주기로 돌아가서 이를 다 경험하는 것은 본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2. 회사가 너무 막장이거나,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이 가능하다면 빨리 퇴사하세요. 3개월 미만의 짧은 근무 경력은 이력서에 쓰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이력서에 있는 수개월의 짧은 근무경력은 면접에서 불필요한 질문만 유발하고 경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3. 한 직장에서 바람직한 근속기간은 3년 이상으로 봅니다. 내 커리어에서 이직이 잦아도 한 직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하고 이직한다면 능력이 좋아 계속 점프를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이직을 하는 직장과 업무는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개발업무를 하다가 요식업종으로 이직했다가 다시 유통업으로 이직한 커리어라면 개발, 요식업, 유통업 그 어느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기 힘듭니다. 그래서 일관성이 부족한 이직 커리어는 자기 나름대로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위의 사례를 예로 들면 "개발업무를 하다 개발 경험을 요식업에 도입하기 위해 이직을 했고, 요식업종에 근무하다가 사업에 관심이 생겨 유통업을 경험하기 위해 이직했다" 는 식으로 설명하면 더 좋은 스토리 텔링이 됩니다. 자신의 일관된 커리어 관리 전략이 있어야 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흘러가는 대로 만들어진 커리어 보다는 적극적으로 원하는 분야를 개발한 커리어가 높게 평가됩니다. 

이직은 쉽게 생각하면 안되며, 힘들어도 참고 다니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직 준비는 회사를 다니면서 하고, 힘들다고 아무 회사나 이직하지 말고 심사 숙고하면서 커리어를 관리하기 바랍니다. 

 

PS) 이직이 잦았던 이 직원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성격이 까칠하다. 그러면서도 자존심은 강해서 대표 말을 잘 듣지 않아 회사 내에서 갈등상황을 자주 만들었다. 

- 대표와 회사를 무시한다. 정당한 업무 지시에 순응하지 않고 업무를 대충했습니다. 

- 업무에서 요령을 너무 많이 피웠다. 10년 이상의 경력에 다양한 근무 경험을 갖고 있어 회사에 충분히 도움이 될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게으르고 요령을 피우는 성향이 강해서 주어진 업무는 면피 수준으로 대충 하고 끝내는 모습이 너무 많았다. 

- 근태가 불량했다. 재택근무의 경우 정해진 8시간 근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며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 연차조정을 요청한 경우에도 이를 거부하고 2주간의 장기간 연차를 사용했다. 연차는 자유이나 2주 휴가기간 중 회사는 중요한 프로젝트 제안서 마감이 있었는데, 이를 무시하고 마이페이스로 휴가를 계속 쓴 것이 잘못이다. 우리는 직원 5명의 작은 회사이다. 

- 5인 회사에서 정치질을 했다. 대표의 말은 무시하면서 이사들 말을 들으면서 은근히 자신의 우호세력을 만들어서 방패막을 삼으려고 했다. 위에 언급한 여러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직원이 8개월 정도 일했던 이유 중 하나로 이 친구를 해고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이사들의 강한 반대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내 계획보다 해고가 1개월 정도 늦어졌습니다. 

* 저도 사람인지라 다분히 감정적인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은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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