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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이야기. 명량해전 직전의 백의종군할때부터 이듬해인 정유년의 마지막 노량해전 까지의 2년간의 짧은 기간동안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전쟁이야기를 서술했다.

이 기간동안 충무공은 모친상, 아들 면의 죽음 (명량해전 패배에 따른 일본군의 복수에 따른 것), 국문을 받고 백의종군 하다가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권 되는 일을 겪었다. 

왜군과의 전투에서 거듭 이겼으나 승리할수록 임금의 의심은 깊어져 갔다. 적은 내부에도 있었다. 왜적과 내통한 향리들, 전쟁을 두려워하여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탈영한 장졸들을 잡아 목 베었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온다. 명량 해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으나 군사를 먹일 군량이 부족해 남해 끝자락 영산강 어귀의 고하도에서 병영에 유행하는 이질과 싸우며 굶주림을 이겨내는 이야기는 그 당시의 처절함을 그대로 전해오는 듯 하다. 그야말로 당시 조선의 상황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아포칼립토 같은 모습. 외부의 적 일본과 내부의 적 선조, 명군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순신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져 있다.

명군은 일본군과 내통하고 있었다. 철수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일본군은 조선군 포로와 사망한 일본군 수급을 보관하고 있다가 명군에 선물로 주면서 퇴로를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힘없는 조선은 남의 힘을 빌어 온 군대를 부릴 수 없었고 임금은 명나라의 눈치만 봐야 했다. 내부의 적이었던 조정과 명나라 군대와의 긴장감을 가진 채 외부의 적인 일본군들과 맞써 싸워야 하는 이순신의 처절함을 김훈은 특유의 담담하고 군더더기 없는 짧은 필체로 그려냈다. 

특히 칼의 노래에서는 책을 시작하는 첫번째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유명하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세상의 끝이... 이처럼...가볍고...또...고요할 수 있다는 것이..., 칼로 베어지지 않는 적들을... 이 세상에 남겨놓고... 내가 먼저...관음포의 노을이... 적들 쪽으로... "

김훈은 명백히 이 책은 소설로만 읽히기를 바란다고 썼지만. 그래도 많은 사료들이 남아 있어 충실하게 검증될 수 있는 임진왜란의 이야기라서 소설 속에서 역시 몇가지 고증오류를 찾아낼 수 있었다. 

명 수군 진린의 군대가 1598년 초여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을 알고난 후 일본군이 철수할 것을 알고 남해로 내려온다는 서술이 있으나, 히데요시는 1598년 9월에 사망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아직 조선에 전래되지 않은 감자, 고구마 등이 작중에 등장한다. 이들은 17세기 이후에 조선에 전래된 것으로 임진왜란 당시에는 조선에 존재하지 않던 작물들이다. 

"오랫동안 반복의 늪 속을 부유하고 있는 한국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  - 동인문학상 심사평. 

이순신이라는 민족의 영웅을 1인칭 시점으로 묘사하여 그의 고뇌와 생각을 공감하게 만든 작품이며, 간결하고 짧은 문체, 한자문학의 매력을 되살린 매력적인 작품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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