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5
세종문화회관
PM 07:00
화이트데이는 하루 지났지만 화이트데이 데이트 겸 해서 Hello, Chaplin 이란 특이한 공연을 보러 갔다.
무성영화 시대의 전설적인 명배우인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상영하면서 칼 데이비스라는 사람이 지휘를, 영화의 배경음악을 서울 시립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공연이었다. 클래식 공연도 가끔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영화를 보면서 배경음악을 생음악으로 연주하는 형태의 공연은 처음이었다.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3 일간 공연은 진행되는데, 이 3 일간 상영하는 작품들은 모두 다르다.
위에 보다시피 토요일에 상영한 작품은 회복(The Cure) 와 도시의 불빛(City Lights) 였다.
이런 식으로 백 스크린에 영화가 보여지고, 그 앞에 교향악단은 음악을 연주한다.
참고로 화면의 저 사람이 바로 찰리 채플린이다.. ( 오옷... 생각보다 잘생겼는데... )
공연은 30분짜리 단편을 상영하는 1 막과 1시간 30 분짜리 장편을 상영하는 2 막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막에서 치유(The Cure) 를 상영했고, 2 막에서 도시의 불빛(City Lights) 를 상영했다.
첫번째 공연이었던 치유 (The Cure) 는 사실 특별한 느낌은 없이 그냥 간간히 웃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두번째 작품이던 City Lights 가 정말 멋진 작품이었는데, 찰리 채플린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휴머니즘이 넘치는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다.
주의!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찰리 채플린은 가난한 떠돌이로 나온다.
채플린은 우연히 거리에서 꽃을 파는 맹인 소녀를 만나게 되고.. 그녀 앞에서 부자인 척 행세를 하면서 그녀의 꽃을 사주는데...
채플린은 노숙을 하던 중 우연히 강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하던 이 백만장자를 구해주게 되고, 이를 계기로 백만장자와 친구가 된다. 웃긴 것은 이 백만장자는 술에 취했을 때는 채플린을 친구로 여기지만 술에 깨서 정신이 들면 딴사람으로 변해 채플린을 외면한다. 혹자는 냉정한 현대 자본주의를 풍자했다고도 하나 내가 보기엔 영화에선 좀 과장되게 표현된 것이지만 원래 술 좋아하는 사람중 그런 타입들이 좀 있다.
장님 소녀에게 점점 사랑을 느끼던 채플린은 그녀가 밀린 집세때문에 고통받는 것을 알고 그녀를 돕기 위해 돈을 벌고자 권투를 한다.
참고로 이 권투장면들은 정말 유명하다. 이 장면들을 보면서 너무나 유쾌해서 정신없이 웃었다. 이후 많은 코메디에서도 패러디가 된 명장면으로 알고 있다. ㅋㅋ
권투시합에서도 결국 져서 한푼도 못받은 채플린은 거리를 해메다가 백만장자를 다시 만나게 되고, 역시 술취한 상태였던 백만장자는 채플린에게 호기롭게 맹인소녀를 도우라며 돈을 주지만...
경찰에게 백만장자의 돈을 훔친것으로 오인을 받는다.
간신히 도망친 끝에 맹인소녀에게 밀린 집세와 함께 눈을 치료하라며 백만장자에게 받은 돈을 건네주지만...
결국은 경찰에 잡혀서 옥살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옥살이를 마친 후에 다시 만난 그녀...
그녀는 수술에 성공하여 시력을 회복했고, 채플린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였다. 단지 왠 구걸하던 떠돌이가 자신에게 반해서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했을 뿐...
자....
이제 너무나 유명한 라스트 장면.
눈을 뜬 소녀는 허름한 차림의 채플린을 처음에는 못알아보지만...
채플린을 측은하게 여겨 그에게 꽃 한송이와 동전 한닢을 주기 위해 채플린의 손을 잡는 순간
너무나 익숙하던 감촉을 알게 되고, 예전에 자신을 도와주던 친절한 부자라고 생각한 사람이 사실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 허름한 찰리 채플린이란 걸 알게 된다.
당신이었어요...?
이제 나를 볼수 있나요?
네.... 이제 당신이 보여요...
영화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영화가 과연 어떻게 끝날지 매우 궁금했다. 그냥 진부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이런 궁금함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이렇게 서로 웃으면서 손을 맞잡은 상태로 영화는 끝나면서 큰 여운을 남겼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소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까 하는 마음이 담긴 채플린의 웃으면서도 왠지 처량해보이는 저 표정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혹시 이 영화를 아직 못보신 분들이라면 꼭 보기를 강추하고 싶다.
간만에 가 본 세종문화회관에서 매우 종은 공연을 보게 되었다.
이런 공연은 3 층에서 보아도 괜찮았다는 것, 그리고 역시 채플린의 희극 공연이라 그런지 애들이 너무 많이 와서 공연에 집중하는데 좀 지장이 있었다는 점 등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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