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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월간만화잡지 보물섬에서 읽었던 아련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추억의 만화, "맹꽁이서당" 을 다시 읽게 되었다. 맹꽁이서당이 처음 연재되었던 것은 1982년 부터 8년간이었고, 이후 연재가 중단 되었다가 9년만인 2000년에 다시 집필이 시작되어 2001년 12월 조선시대 총 10권이 완간되었다. 맹꽁이서당 조선시대 편( 1 ~ 10 권 ) 에서는 조선왕조 500년, 28 명의 선대 임금들의 재위기간동안 일어났던 여러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만화임에도 전 10권을 읽는데 일주일 가까이 걸렸는데, 그만큼 내용이 풍부하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을 내용이 많은 깊이있는 만화였다.
맹꽁이 서당은 공자와 맹자를 매우 존경한 훈장님이 공맹(孔孟)서당 이란 이름을 붙인 것을, 사람들과 학동들이 장난삼아 "맹꽁이 서당" 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 그 유래이다 ^^. 매 회의 스토리 구조는 동일하여, 전반부에는 말썽꾸러기 학동들과 훈장님 간의 에피소드 - 주로 글공부를 싫어하는 학동들이 어떻게하면 서당에서 도망쳐서 농땡이를 피울까를 궁리하는 - 가 펼쳐지고, 결국 말썽꾸러기 학동들이 서당에 잡혀와서 조선시대의 선대 왕에 대해 배우는 후반부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시대 선대왕에 대한 이야기는 대표적인 "암기과목" 인 국사수업 시간에 배웠던 제도, 문물, 사건 중심의 서술식에서 벗어나, 조선시대의 주요 인물들과 그들의 에피소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정사 뿐만 아니라 야사와 재야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많은 내용들을 할애하고 있어, 교과서에서 접할수 없던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당시 조선의 시대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인물들인 임꺽정, 홍경래, 김삿갓 등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고, 교과서에서는 짤막하게 두어줄로 배웠던 이들을 이야기의 전면에 부각시켜 재미와 함께 새로운 시각에서 당시 역사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만화라는 특성상 작화와 그림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디테일은 떨어지지만 정감어린 캐릭터는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캐릭터 각각의 표정과 특징, 감정표현이 풍부하여 그림체의 특성상 인물의 얼굴들이 구분이 잘 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없이 스토리에 몰입해 읽어갈 수 있다.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는 거의 매 회 학동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장면들이 나오지만 소위 말하는 "폭력성" 은 전혀 느낄 수 없다. 10대 학동들이 수업을 땡땡이 치고 천렵, 토끼사냥을 하러 가는 장면들은 요즘 도시사람들이 잃어버린 재미를 상상하게 한다.
건전한 역사만화로서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아쉬움을 꼽아보자면, 가장 큰 문제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진행속도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제 1권에서는 1대 임금 태조부터 8대 예종까지 80 여년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2권은 9대 성종부터 13대 명종까지 100 여년을 다루고 있다. 이 기간동안 조선의 건국, 왕자의 난, 성군 세종대왕의 수많은 업적, 임진왜란과 같은 많은 사건들이 있음에도 주요 사건들만 하이라이트처럼 언급되고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은 뒤로갈수록 느려져서 제 7권은 정조, 8권은 순조 이런 식으로 후반부는 권당 1~2 임금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처음에 월간지에 연재되다 후반부는 단행본용으로 작업되어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 속도가 일관성이 없어지고, 조선 초기의 많은 사건들에 대해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감이 느껴져서 다소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세종대왕 재위시의 이야기에 대해서 많은 내용이 할애되기를 원했다.)
또다른 단점은 역시 재미를 추구하는 역사만화다 보니 야사와 에피소드 위주로 스토리가 진행되어 이야기 중간중간마다 정사와는 다소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야사에 대해서 많은 언급이 있지만 전설과 구전에 기반한 이야기들도 많아 정통 역사지식을 쌓기엔 약간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꽁이 서당" 은 매우 훌륭한 역사만화이다. 조선왕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루면서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과 당시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고, 우리의 전통 풍습과 해학을 충분히 그려내어 만화를 읽는 내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윤승운 화백은 역사 만화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 3000 여권의 책을 읽고, 대학원에서 한학까지 공부했다고 한다. 책에서 중간중간 언급되는 한문들과 한시, 고금의 서적들을 보면 그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나는 학교 다닐때 교과서를 달달 암기해야 하는 과목이었던 "국사" 를 싫어했다. 만약 당시 내가 이 만화를 읽었다면 좀 더 재미있게 역사 과목을 공부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까지 느낄 정도이다. 자녀들의 학습 만화로 강추이고,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좋은 만화로 추천하고 싶다.
'95 한국만화문화상 우수 만화, '98 YMCA 우수 만화, 2002년 제35회 문화관광부 추천도서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음.
PS) 이 글은 Yes24 서평에 쓴 글입니다 ;)
만화임에도 전 10권을 읽는데 일주일 가까이 걸렸는데, 그만큼 내용이 풍부하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을 내용이 많은 깊이있는 만화였다.
맹꽁이 서당은 공자와 맹자를 매우 존경한 훈장님이 공맹(孔孟)서당 이란 이름을 붙인 것을, 사람들과 학동들이 장난삼아 "맹꽁이 서당" 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 그 유래이다 ^^. 매 회의 스토리 구조는 동일하여, 전반부에는 말썽꾸러기 학동들과 훈장님 간의 에피소드 - 주로 글공부를 싫어하는 학동들이 어떻게하면 서당에서 도망쳐서 농땡이를 피울까를 궁리하는 - 가 펼쳐지고, 결국 말썽꾸러기 학동들이 서당에 잡혀와서 조선시대의 선대 왕에 대해 배우는 후반부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시대 선대왕에 대한 이야기는 대표적인 "암기과목" 인 국사수업 시간에 배웠던 제도, 문물, 사건 중심의 서술식에서 벗어나, 조선시대의 주요 인물들과 그들의 에피소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정사 뿐만 아니라 야사와 재야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많은 내용들을 할애하고 있어, 교과서에서 접할수 없던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당시 조선의 시대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인물들인 임꺽정, 홍경래, 김삿갓 등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고, 교과서에서는 짤막하게 두어줄로 배웠던 이들을 이야기의 전면에 부각시켜 재미와 함께 새로운 시각에서 당시 역사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만화라는 특성상 작화와 그림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디테일은 떨어지지만 정감어린 캐릭터는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캐릭터 각각의 표정과 특징, 감정표현이 풍부하여 그림체의 특성상 인물의 얼굴들이 구분이 잘 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없이 스토리에 몰입해 읽어갈 수 있다.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는 거의 매 회 학동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장면들이 나오지만 소위 말하는 "폭력성" 은 전혀 느낄 수 없다. 10대 학동들이 수업을 땡땡이 치고 천렵, 토끼사냥을 하러 가는 장면들은 요즘 도시사람들이 잃어버린 재미를 상상하게 한다.
건전한 역사만화로서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아쉬움을 꼽아보자면, 가장 큰 문제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진행속도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제 1권에서는 1대 임금 태조부터 8대 예종까지 80 여년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2권은 9대 성종부터 13대 명종까지 100 여년을 다루고 있다. 이 기간동안 조선의 건국, 왕자의 난, 성군 세종대왕의 수많은 업적, 임진왜란과 같은 많은 사건들이 있음에도 주요 사건들만 하이라이트처럼 언급되고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은 뒤로갈수록 느려져서 제 7권은 정조, 8권은 순조 이런 식으로 후반부는 권당 1~2 임금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처음에 월간지에 연재되다 후반부는 단행본용으로 작업되어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 속도가 일관성이 없어지고, 조선 초기의 많은 사건들에 대해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감이 느껴져서 다소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세종대왕 재위시의 이야기에 대해서 많은 내용이 할애되기를 원했다.)
또다른 단점은 역시 재미를 추구하는 역사만화다 보니 야사와 에피소드 위주로 스토리가 진행되어 이야기 중간중간마다 정사와는 다소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야사에 대해서 많은 언급이 있지만 전설과 구전에 기반한 이야기들도 많아 정통 역사지식을 쌓기엔 약간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꽁이 서당" 은 매우 훌륭한 역사만화이다. 조선왕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루면서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과 당시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고, 우리의 전통 풍습과 해학을 충분히 그려내어 만화를 읽는 내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윤승운 화백은 역사 만화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 3000 여권의 책을 읽고, 대학원에서 한학까지 공부했다고 한다. 책에서 중간중간 언급되는 한문들과 한시, 고금의 서적들을 보면 그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나는 학교 다닐때 교과서를 달달 암기해야 하는 과목이었던 "국사" 를 싫어했다. 만약 당시 내가 이 만화를 읽었다면 좀 더 재미있게 역사 과목을 공부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까지 느낄 정도이다. 자녀들의 학습 만화로 강추이고,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좋은 만화로 추천하고 싶다.
'95 한국만화문화상 우수 만화, '98 YMCA 우수 만화, 2002년 제35회 문화관광부 추천도서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음.
PS) 이 글은 Yes24 서평에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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