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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블로그에 재미있는 토론이 벌어졌다.

우선 이 글을 읽어보자...

http://blog.daum.net/effortless/2419238

어느 IT 업체의 임원이신 것 같은데, 내 블로그에 조엘 스폴스키가 쓴
"똑똑하고 100배 일 잘하는 개발자 모시기" 라는 책을 읽고 쓴 글
에 트랙백을 걸어놓았길래 가 보았다.

요지는, 조엘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 처럼 최고의 개발자에게 최고의 대우를 제공하는 인재에 몰빵식 경영은 회사에 필요 이상의 예산을 소모하게 만드는 고비용 방법론이며, 개발자에게는 헛된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에 해로운 책으로 분류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이 블로그의 글이 흥미로웠던 것은 회사의 경영자 입장과 개발자의 시각차를 볼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작은 벤쳐회사의 경영자 입장에서는 회사를 존속시키고, 하루하루 회사를 키워 나아가는 것이 그야말로 피말리는 경영이라는 현실이기 때문에 조엘이 주장하는 "최고의 개발자" 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 주는 것은 고비용 저효율 방법론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한가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는, 최고의 개발자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 주는 것이 "고비용" 인 것은 어쩔수 없다고 해도 "저효율" 로 인식되는 점은 우리 IT 업계의 구조적인 모순이 반영되어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벤쳐열풍이 꺼진이후 벤쳐에서 시작해서 주목받는 탄탄한 IT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서 돈을 버는 회사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전형적으로 국내 IT 업계가 SI 위주의 시장이라 개발자들의 몸값은 철저하게 M/M 로 계산되기에 고급개발자라고 해서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고가의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나 대량으로 팔리는 국산 솔루션 or 패키지가 많지 않고, IT 사업은 대부분 고객사와 협의한 외주개발비만큼만 지급되는 SI 사업 위주로 편성되어 있기에, 개발사들 입장에서도 초과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최고의 개발자들이 만든 최고의 소프트웨어가 잘 팔려서 많은 수익을 올리는 성공스토리가 부족한 국내 IT 업계 현실에서는, 경영자 입장에서도 최고의 개발자를 굳이 찾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똑똑하고 100배 일 잘하는 개발자" 가 드문 것도 사실이지만, 분명 그런 사람들은 존재하며, 적절한 사업모델과 "똑똑하고 100배 일 잘하는 개발자" 들이 만드는 서비스가 결합할 때 Success Story 가 만들어겠지만, 국내에서 그런 성공사례 자체가 드물기에 조엘이 책에서 시도하는 방법들은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밖에 비추어지지 않는 현실이 아닐까 싶다.

PS) 나 자신도 "똑똑하고 100배 일 잘하는 개발자" 의 범주에 속하지 않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주제넘다는 생각도 들지만, 열악한 국내 IT 현실에서 답답한 마음에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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