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모 사의 유명 고전 아케이드 게임으로 80년대 국내 오락실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게임 중 하나였다. 1986년 작. 원제는 "アルゴスの戦士"
80 ~ 90년대 국내 오락실에서도 대 히트 쳤던 게임으로 동네 오락실에서는 주로 "아르고스 전사" 라는 이름으로 소개가 되었다. 해외판에서는 생뚱맞게 "라이가(Rygar)" 라는 제목이 붙었는데, 워낙 명작이라서 후에 여러 기종으로 이식되었고 플레이 스테이션 2 로 리메이크 되었다. 횡 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으로 조이스틱과 2 버튼(공격, 점프) 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성이지만 당시 기준으로 대단히 잘 설계된 게임 레벨 디자인, 다양한 패턴의 적과 아이템들, 여기에 적절한 난이도까지 합해져서 8, 90년대 오락실의 최고의 명작 게임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다만 뒷판으로 갈수록 난이도는 급상승해서 오락실에서 원 코인으로 최종 클리어를 하는 고수는 무척 드물었다.
게임 배경 스토리는 세상을 지배하는 마물들로 부터 주인공이 세계를 구한다는 것으로 주인공은 철퇴를 무기로 삼아 온갖 종류의 야수들과 야만인(으로 추정되는) 적들을 해치우고 최종 보스가 기다리는 산 정상까지 올라가게 된다.
각 스테이지는 대단히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1 스테이지에서는 평지에서 시작하며 스테이지를 거듭하며 차츰 점점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구성을 보여주며(배경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간에 동굴이나 폭포를 통과하기도 한다. 폭포를 건널 때는 물에서 적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동굴 스테이지에서는 밧줄을 타고 올라가기/내려가기도 있다! 이런 지형 지물에 따른 공략이 요구되어 상당한 깊이를 가진 게임이 되었다.
당시 오락실의 경제 논리상, 게임 회전률을 높이기 위해 짧은 시간동안 유저가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된 탓인지 각 스테이지 공략 제한 시간은 대단히 짧았다. 각 스테이지 마다 주어진 시간은 100 초로 머뭇거릴 시간이 없이 시작 지점에서 끝까지 빠른 속도로 적을 해치우면서 돌파를 해야 했다. 물론 시간 아이템(T)을 먹으면 제한시간이 늘어나지만 이를 감안해도 시간은 매우 빠듯해서 스테이지마다 타임어택 형 공략이 필수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적들이 많이 등장하며 이동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중간에 머뭇거리다가 타임 제한에 걸려서 죽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좀 더 수월하게 스테이지를 깨기 위해서 공중을 나는 새를 밟고 스테이지를 건너뛰는 꼼수 플레이가 등장하기도 한다.
게임 레벨 디자인
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로 횡 스크롤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형태의 레벨 디자인을 보여줬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평원에서 시작해서 산 정상까지으로 올라가는 플레이어의 여정을 잘 구현했으며 최종 보스는 산 정상의 궁전에 버티고 있다. 플레이어가 최종 보스에 다가가는 모험을 하는 동안 폭포, 동굴, 외나무 다리 등 여러가지 형태의 스테이지를 거치게 되며 당시의 도트 그래픽 수준으로는 매우 훌륭한 배경 그래픽을 보여줬다.
여기에 적들의 패턴도 다양해서 화면 전체를 활용하는 적의 움직임이 매우 뛰어났다. 적들은 지상, 공중, 지하, 물속(폭포), 동굴 등 에서 등장하며 각기 고유한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고, 플레이어에 다가올 경우 이동 속도가 갑자기 빨리지는 등 상당히 정교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무등타기 4인조, 넷을 모두 바닥에 닿기전에 처치하면 보너스 점수를 받는다.
스테이지 6 부터 움막에서 등장하는 야만인. 공중에서 떨어진다.
지상의 적 - 단순하게 플레이어에게 돌진하는 적부터 시작해서 맺집을 갖춘 로보트, 무등타기 4인조, 점프하면서 달려드는 원숭이 등 패턴도 다양하다. 후반부에는 엄청난 맺집의 코뿔소 (왕관이 없으면 보통 이놈을 죽이는 것은 포기한다) 에 코뿔소를 타고 도끼를 던지는 기수, 채찍으로 공격하는 적 등이 등장한다.
공중의 적 - 게임 초반부터 새와 용, 용이 떨어뜨리는 적이 등장하며 새는 후반부에는 더 높이나는 새 포함 2 가지 패턴으로 등장하며 플레이어에게 폭격 공격을 가하기도 한다. 나무에는 부엉이가 있다. 하늘에서 공격하는 새는 밟고 건너가는 방법으로 스테이지를 꼼수로 깰수 있어 때로는 고마운 아군 노릇을 하기도 한다.
지하의 적 - 지표면을 뚫고 용암 괴물이 등장해서 불 덩이를 던진다.
물속의 적 - 폭포 스테이지 한정으로 등장하며 물거품이 일다가 갑자기 물속에서 튀어나온다.
동굴의 적 - 하늘에서 거미를 떨어뜨리는 박쥐, 그리고 긴 혀로 밧줄타기를 하는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카멜레온이 등장한다.
적들의 행동 패턴에 따라 공략 방식도 약간씩 달라지게 되어 상당한 순발력과 약간의 지능 플레이도 요구하는 게임이 되었고 모든 적을 다 처치하면서 클리어 하기는 힘들었기에 점프를 적절히 활용해서 적을 피해가는 패턴이 일반적이었다. 사실 이 게임의 고수들은 점프를 정말 잘했다. 점프를 하는 동안에도 조이스틱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이동이 가능했기에 이를 이용한 무빙이 대단히 중요한 게임이었다.
각 스테이지의 구성
이 게임은 총 27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Stage | 스테이지 요약 | 주요아이템 |
1 | 야외 스테이지, 평원 배경 | |
2 | 야외 스테이지, 폭포를 예고하는 배경, 무등타기 4인조 최초 등장 | |
3 | 폭포 스테이지, 폭포를 건너 뛰어야 함 | |
4 | 야외 스테이지, 코뿔소, 로보트 최초 등장 | 천사(+1 라이프) |
5 | 동굴 스테이지, 올라가는 밧줄 타기 | |
6 | 야외 스테이지, 2층 움막에서 야만족 등장 | |
7 | 야외 스테이지, 높이 나는 새 최초 등장 | 십자가 |
8 | 야외 스테이지 | |
9 | 동굴 스테이지, 내려가는 밧줄 타기 | |
10 | 야외 스테이지 | |
11 | 동굴 스테이지, 올라가는 밧줄 타기 | |
12 | 야외 스테이지, 동굴뱀 최초 등장, 적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짐 | 천사(+1 라이프) |
13 | 야외 스테이지, 코뿔소 기수 최초 등장 | 100만점 아이템 |
14 | 야외 스테이지 | |
15 | 야외 스테이지 | |
16 | 야외 스테이지, 채찍가진 적 최초 등장 | |
17 | 야외 스테이지 | 십자가 |
18 | 야외 스테이지, 통나무 다리 등장 | 천사(+1 라이프) |
19 | 야외 스테이지, 동굴뱀, 코뿔소 기수 다수 등장 | |
20 | 야외 스테이지, 용암 건너뛰는 길 다수 등장 | |
21 | 폭포 스테이지 | |
22 | 폭포 스테이지, 적 운반 용이 등장, 새를 타고 건너뛰는 플레이 불가 | |
23 | 동굴 스테이지, 내려가는 밧줄 타기 | |
24 | 동굴 스테이지, 올라가는 밧줄 타기 | |
25 | 야외 스테이지 | 십자가 |
26 | 야외 스테이지, 코뿔소 기수 + 적 운반 용 등장 | 천사(+1 라이프) |
27 | 최종(궁전) 스테이지, 로보트 2마리 등장, 최종 보스 등장 |
게임 상에서의 상당히 인상적인 연출 중 하나는 각 스테이지를 깰때마다 자동으로 화면의 모든 적이 죽으면서 안식처에 들어가 스테이지 점수 결산을 하는 것. 여기에 다음 스테이지를 예고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재미를 더한다.
각 스테이지 완료시마다 간략하게 결산을 하고 결과에 따라 보너스 점수가 주어진다.
각 스테이지를 깰때마다 플레이어가 화로를 들어서 돌리고 안식처에 들어가는 장면도 매우 기억에 남는 멋진 연출이었다.
안식처에서는 다음 스테이지에 대한 짧은 예고도 등장한다. 다음 스테이지에서 특수 아이템이 등장하는 경우 그 아이템에 대한 내용을 예고하는데, 예고되는 아이템으로는 "십자가"(7, 17, 25 스테이지 등장) 와 "천사"(4, 12, 18, 26 스테이지 등장) 가 있다.
다음 스테이지에서 십자가가 등장하는 것을 예고
다음 스테이지에서 천사 아이템(라이프 +1) 이 등장하는 것을 예고
아이템
이 게임의 큰 재미이자 변수 중 하나는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을 모으는 것으로 총 5 종류의 소지 아이템이 등장한다.
별 : 무기의 사거리가 늘어난다. 게임 디자인상 후반부로 갈수록 원거리에서 달려들면서 공격을 하는 적들이 많이 등장하기에 이 아이템의 소지 여부에 따라 난이도가 틀려진다.
왕관 : 무기가 관통력이 생겨서 여러마리의 적을 한번의 공격으로 잡을 수 있다. 게임 후반부에는 적들이 인해전술식으로 등장하기에 왕관이 없으면 적들을 제대로 다 잡아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별과 더불어 필수 아이템
호랑이 : 점프를 해서 적을 밟으면 적이 바로 죽는다. 새를 타고 스테이지를 건너뛰는 꼼수가 불가능하기에 일부 유저는 기피하기도 했고 우리 동네 오락실에서도 "호랑이는 먹지 않는다" 가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로보트, 코뿔소 등 맺집이 있는 일부 적을 한방에 밟아 죽이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최종 보스도 이 아이템을 소지시 한방에 밟아 죽일 수 있다.
십자가 : 적과 충돌시 적이 바로 죽는 보호막이 생기며 플레이어를 일정시간 무적 상태로 만든다. 최초 등장하는 스테이지 7 에서는 35 초동안 무적상태가 유지되며 후반부에 등장할수록 무적 시간이 짧아진다. 5개의 아이템 중 가장 진귀한 아이템이다.
해 : 원형으로 돌리는 철퇴가 직선으로 위로 공격할 수 있게 되며 조이스틱 조작 여부에 따라 ㄱ 자 형태로 꺽어지는 공격도 가능하다. 위로 공격하는 사거리가 길어져서 새, 용 등 하늘을 나는 적을 점프하지 않고 공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철퇴보다 공중의 적을 공격할때 타점이 좁아지는 문제가 있어서 유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아이템이었고,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일부 사용자는 이 아이템은 먹지 않았다.
5 개의 아이템을 모두 모으면 16 만점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그 밖에 점수 아이템으로 별, 동전, 보석 등의 등장하며 "T" 자 아이템을 먹으면 스테이지 제한 시간이 20 초가 늘어난다.
점수 보너스
게임상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점수 보너스가 존재하여 고득점을 노리는 형태의 도전 플레이도 가능했다.
- 무등타기 4인조 적을 바닥에 닿기 전 모두 처치하면 1 만점 보너스
- 로보트를 발로 밟아 죽이면 5 만점 보너스 (호랑이 아이템 소지 시)
- 별 아이템을 7 개 획득시마다 7 만점 보너스
- 화면 하단에 표시된 5개의 무기 아이템을 모두 모으면 16 만점 보너스
- 특정 스테이지에서 비밀 아이템인 두루마리를 획득 시 100 만점 보너스
별을 모았을 때 획득하는 7 만점 보너스
스테이지 13 에서 등장하는 히든 아이템으로, 특정 지역에서 허공에 무기를 때리면 100 만점짜리 아이템, 두루마기가 떨어진다.
최종 보스와 엔딩
최종 보스는 사자머리를 한 거대한 거인인데 당시 우리동네 오락실에서는 힘들게 동전을 소비하면서 이어가기로 마침내 대망의 마지막 스테이지에 도달했음에도 이 보스 공략법이 밝혀지지 않아 많은 동네 고수들이 피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이 보스 공략은 간단하다. 공격 패턴이 화면 좌우로 점프를 하면서 왔다갔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에 앉아서 적 보스와 부딪히지 않게 주의하면서 공격을 하면 된다. 만약 호랑이 아이템을 소지 하고 있다면 보스가 점프 후 자세가 낮아진 시점을 이용해서 머리 밟기로 한방에 끝낼 수 있다.
고생한 것에 비해서 엔딩은 상당히 썰렁하다. "세상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새로운 (적의)부활이 당신에게 다시 도전할 것이다" 라는 멘트와 함께 게임은 그냥 끝난다. 그래도 워낙 난이도가 있는 게임이었는지라 엔딩을 보게 되면 플레이어가 헹가레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헹가레를 쳐 지는 듯한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
이 게임은 Mame 로도 이식되어 이제는 PC 로도 즐겨볼 수 있다. "Rygar" 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게임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치트 안쓰고 누가 더 고득점 하는지 경쟁도 하는 모양이다. 유투브에서 Rygar 로 검색해서 플레이 영상을 볼 수도 있는데, 플레이 영상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25년전 동네 오락실에서의 추억이 떠오른다.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