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뉴스
떨어져 나가는 싸이월드 - 기회는 존재하는가 (링크)
[기자의 눈] 벤쳐로 돌아간 싸이월드 (링크)
이글루스 이어 싸이월드도... SK컴즈, 인수사업 모두 철수 (링크)
SK컴즈의 싸이월드 왜 가라앉았나 (링크)
한없이 나락으로 추락하던 원조 SNS 서비스 "싸이월드" 가 결국 SK 커뮤니케이션으로 부터 분사한다.
현재 SK 커뮤니케이션은 8분기 연속 적자로 지난 13년도 3분기에는 93억의 적자를 내는 등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기인 상황이다.
8분기 내리 적자 SK컴즈, 싸이월드 분사, 인원 감축 (링크)
싸이월드, 10년만에 벤쳐모험... 이용자들 응원 나선다 (링크)
싸이월드가 처음 소개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니홈피와 싸이월드는 매우 혁신적인 서비스였다. 일촌이라는 독특한 인맥 네트워킹 개념에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사진에 올리고 댓글을 통해 주위 사람들과 소통하는 서비스는 이미 SNS 가 갖추어야 할 핵심적인 기능을 모두 갖고 있었다. 절정기인 2005 ~ 2006년 에는 사용자 숫자가 3500 만명에 달하며 대한민국 부동의 No.1 SNS 였다.
싸이월드의 몰락의 원인을 살펴보면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잘나가던 싸이월드가 이렇게 몰락하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1. 현실의 성공에 안주 - 과도한 유료화 정책과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유저의 이탈
PC 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바뀌는 와중에도 싸이월드는 PC 플랫폼을 고집했다. 서비스가 처음 나온지 10년이 넘게 흘렀지만 유료화(도토리) 와 컨텐츠(스킨, 음악) 서비스만 보강되었을 뿐 사용자를 위한 기능 개선은 무척이나 더디었다. 이미 방대한 숫자의 사용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SK 컴즈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기 보다는 도토리(싸이월드의 사이버 머니)로 구입하는 컨텐츠를 남발하며 이용자들의 도토리구매를 강요했다. 도토리로 구입해야 하는 컨텐츠들은 사용자의 지갑을 여는 것에 철저히 초점이 맞춰졌다.
음악을 구입해도 MP3 로 넣지도 못하는 지나친 정책에다 고가의 컨텐츠 가격 등은 점점 이용자들의 반감을 사게 되었지만 서비스 다변화는 생각지 않고 도토리 마케팅에만 열을 올렸다. 그 결과 한때 1000 억에 달했던 도토리 매출은 2011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며 급속하게 떨어진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대형 사고가 터지며 사용자들이 등을 돌리는 계기가 생겼다. 때 마침 페이스 북, 트위터 등 따로 돈을 쓸 필요가 없는 무료 SNS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사용자들은 싸이월드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도토리 판매" 에만 안주하던 싸이월드의 행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눈이 멀어 거위의 배를 가른 농부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에 있어서 "유료화" 정책은 얼마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지 새삼 깨닫는 사례이기도 하다.
2. 대기업 마인드로 운영된 인터넷 비지니스의 한계 - SK 텔레콤의 틀에 갇힌 SK 컴즈
사실 위에서 말한 혁신의 부재는 SK 텔레콤의 하부 계열사인 SK 컴즈가 가진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SK 컴즈는 그룹내 위상이 막강한 계열사인 텔레콤의 눈치를 매번 볼 수 밖에 없었으며 이는 서비스 확장의 한계를 가져왔다.
싸이월드 손 떼는 SK 컴즈... 통신사 틀에 갇혀 모바일 못 따라가 (링크)
위의 기사에서 언급하듯 "인터넷 사업에 어두운" SK 출신 낙하산 인사가 SK 컴즈를 장악하면서 사업 정책은 갈팡질팡 하면서 급변하는 인터넷 비지니스의 변화에 제때 적응하지 못했다. 시장의 흐름에 맞게 싸이월드에 모바일 서비스를 도입해야 했지만 KT 가 아이폰을 판매하자 아이폰 용 싸이월드 앱은 만들지 않았고, "네이트 온" 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기능에 대한 요구가 높았지만 SK 텔레콤의 이익(SMS 서비스) 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를 추진하지 못하는 등 사내 정치 논리에 휩싸였다.
3. 기술적 혁신의 부재
기술적 제약도 싸이월드의 혁신을 방해하는 한 요소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싸이월드가 SK 컴즈에 인수합병된 이후 초기 개발자들은 상당후 떠난 상태였고 이 시점에서 이미 싸이월드 시스템은 유지보수가 불가능할 정도로 코드의 파편화가 심각해진 상태였다고 한다. 이를 추정케 하는 것이 싸이월드의 느린 서비스 개선 속도였는데 시스템을 뜯어 고치는 유지보수에 한계가 있었기에 근본적인 개선은 하지 못하고 외부에 컨텐츠를 갖다 붙이는 식의 업데이트만 이루어졌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여기에 2011년에 이루어진 개인정보 유출 사태(링크) 도 개발/운영 조직의 기술적 성숙도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보안상 결함이 있는 128-bit key AES 암호화 알고리즘을 사용했다는 점도 그렇고, 해킹에 의한 불의의 사고라 해도 DB 의 개인정보가 통째로 유출된 것은 회사 내부 보안과 프로세스 수준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싸이월드는 결정적으로 사용자들의 신뢰를 잃고 추락하는 계기가 되었다.
4. 그 외의 실책들
SK 컴즈는 싸이월드 외에도 한때 최대 이용자를 보유했던 "네이트 온" 메신저와 "네이트" 포털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포털과 SNS, 메신저 간에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홈2 블로그와 싸이월드 블로그, C로그 등의 서비스도 내 놓았지만 이들은 싸이월드와 연동되는 서비스가 거의 없는 관계로 시너지가 제대로 나지 않았다.
한창 싸이월드가 잘나가던 시절에는 미국, 일본 등 총 8 개국에 해외 진출도 시도했지만 모두 망했다. "도토리" 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미니홈피의 디자인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등 현지화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진출에 따른 실패라는 평이 많다.
한때 부동의 1위였던 싸이월드의 이용자는 급감해서, 2013년도에는 전년대비 30% 수준으로 점유율이 떨이지며 현재 국내에서도 4 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1등 서비스가 모든 사용자를 독차지하는 "승자 독식의 원리" 가 적용되는 SNS 비지니스 세계에서 싸이월드가 회생하기란 대단히 어려워 보인다. 다만 10여년간 수많은 사용자들에 의해 누적된 막대한 컨텐츠는 싸이월드의 최대 무기인 만큼 이를 이용해서 과연 싸이월드가 회생할 수 있을지, 싸이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 '13년 기준국내 SNS 시장점유율
카카오 스토리 55.4%
페이스 북 28.0%
트위터 13.1%
싸이월드 미니홈피 5.5%
* 참고로 2012년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시장점유율은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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