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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아래 글을 읽어보자. 매우 분석적인 좋은 글


스마트 TV 를 이야기 할 때 생각해 봐야할 것들 (링크)

한국산 스마트 TV 가 시장혁신에 실패한 이유 (링크)




스마트 TV 를 차세대 TV 전략으로 많은 TV 업체들과 심지어는 전통적인 TV 업체가 아닌 회사들 (구글, 애플) 까지 달려들고 있다.

하지만 위의 글에서 언급하듯이, 스마트 TV 가 스마트 폰과 같은 시장을 형성하기란 무척 험난해 보인다. 한동안 TV 사업에 뛰어들던 구글과 애플은 현재 주춤한 상태이다. 


위의 글에서 언급한 "스마트 TV의 문제" 에 대해서 추가로 정리해 보자. 

 

1. 컨텐츠 문제

TV 의 고유 기능인 방송(프로그램) 시청하기 라는 측면에서 볼때, 스마트 TV 가 TV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 주거나 시너지를 내는 부분이 아직은 부족하다. 스마트 TV 가 그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방송 컨텐츠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는데, 기존 방송 미디어 업체들의 기득권이 워낙 강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들을 스마트 TV 생태계에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2. TV 의 긴 교체주기 

: TV 를 포함한 가전제품의 교체주기가 긴 이유는 단순히 가격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무래도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물건( 타블렛, 휴대폰, 카메라 등) 과 집안에 모셔놓고 쓰는 물건간의 심리적 차이가 아닐까 싶다. 테스크 탑에 비해 노트북이 교체주기가 빠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노트북은 부품 업그레이드가 힘들다는 이유도 있다. 

3. 스마트 TV 간의 호환성 문제, 파편화

: 위의 링크 글에서 워낙 잘 설명했으니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듯 하다. 스마트 폰 시장이 이렇게 활성화 된 가장 큰 이유로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양대 진영으로 모바일 플랫폼이 천하통일 되었다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TV 시장에서는 업체마다, 셋탑마다 플랫폼이 다르다. 더구나, 세계 TV 마켓쉐어 1위인 삼성전자의 전세계 M/S 조차 25% 가 되지 않는다. 즉, 스마트 TV 시장을 통합할만한 플랫폼이 등장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4. TV 상에서 인터넷도 하고 이메일도 쓰는 사용자 시나리오의 문제

: 요새는 스마트 폰이나 타블렛의 휴대성이 높아져서 스마트 TV 의 주요 사용자 시나리오인 "TV 를 보다가 명품 백이 나오면 해당 백을 바로 TV 상의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매한다" 는 시나리오의 설득력이 약하다. 현실성도 떨어지고...  같은 일을 간편하게 스마트 폰이나 타블렛으로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그 일을 TV 로 해야 하는가? 

5. 스마트 TV 가 갖는 어려운 조작성. 바보상자로서의 TV 

: 4 와도 어느정도 연관된 부분인데. 일단 리모콘으로 TV 는 조작상의 한계가 있다. 불편한 리모콘의 사용성을 개선하고자 여러 업체들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터치 리모콘, 스마트 폰의 리모콘 어플, 레이저포인터와 같은 지향형 리모콘 등 ) 이 모든 것이 아직 마우스 키보드에 비하면 너무나 불편하다. 아예 구글 TV 에서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입력장치로 내놓은 바 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이러한 문제들의 근본적인 이유는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바보상자로서의 TV" 의 기능이다. 사람들은 대개 TV 앞에서 반쯤 정신을 놓고 누워서 편안하게 화면을 보고 싶은 것이지, 무엇인가 열심히 입력을 하고 조작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능동적으로 TV 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능동적으로 TV 를 시청하는 사용자들은 대개 TV 를 통해서 다른 일을 동시에 하기 보다는 TV 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조작하거나 컴퓨터를 하면서 TV 를 보는 등 ( 혹은 아예 TV 를 모니터처럼 사용한다 ) 의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TV 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차세대 TV 로서의 마케팅 소구. 

더이상의 화질 경쟁, 대화면 경쟁과 같은 하드웨어 경쟁은 슬슬 끝이 보이는 느낌이다. (물론 OLED TV 라는 새로운 시장이 있기는 하다.) 

이미 화질은 육안으로 더 이상 좋은 화질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아졌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화면이 커지만 그때부터는 오히려 시청에 방해가 된다. 화면이 커질수록 가시거리도 길어져야 하는데 좁은 집에서는 60 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은 오히려 보기에 불편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구매수요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나온 컨셉이 "스마트 TV" 라 생각된다. 


2. 가전제품들 중에서 갖는 상징적 의미

세탁기, 에어컨이 없는 집은 있어도 TV 가 없는 집은 드물다. 더구나 대개 거실 한 가운데 위치한다는 특징 때문에 과거부터 홈네트워크의 중심 제품으로 TV 가 지목되어 왔었고 가전업계에서는 TV 시장에서의 승리자가 가전업계의 승리라는 상징성도 있었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냉장고 역시 가전제품중에서는 특별한 중요성을 갖는다. 냉장고를 홈 네트워크 서버로 사용하려는 시도도 있어왔고, 모 업체는 인터넷 냉장고를 실제로 출시한 적도 있었다. ) 그럼에도 사용시간으로 보면 냉장고보다 TV 가 훨씬 많기에 TV 는 가전제품들 중에서 대단한 상징성을 갖는 것이다. 

그렇기에 TV 는 인터넷 시대에 맞게 스마트 TV 로 진화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다만 위에 언급한 스마트 TV 들의 문제점은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심리적 문제라서 단시일 내에 극복이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그런데, 스마트 TV 는 과연 실패인가? 

상업적으로는 "스마트 TV" 는 결국 대성공을 거뒀다고 본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스마트 TV 기능은 이용하지 않지만 TV 교체, 구매를 앞둔 사용자들에게 "스마트 TV" 는 적절한 마케팅 전략이었고 이는 1억대가 넘는 판매 실적으로 나타난다. 

결국 스마트 TV 가 시장혁신에 실패했고 그 기능을 사용하는 시청자는 극히 드물고, 스마트 TV 는 기능이 많아진 최신식 TV 에 머물러 있음에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마케팅 소구점" 으로서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었고 프리미엄을 얹어 판매를 하는데 성공했으니... 스마트 TV 의 걸림돌이라고 얘기되는 "TV 의 긴 교체주기" 는 역설적으로도 제조사들이 "스마트 TV" 라는 마케팅 포인트를 드라이브하게 된 원인이 된 셈이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스마트 TV 는 스마트 폰이 이루었던 혁신은 아직 없지만 제품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는 것이 현 시점의 스마트 TV 에 대한 분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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