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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상당히 흥미롭게 본 영화이지만, 안타깝게도 "아포칼립토" 와 전체적인 구성이나 설정, 장면 장면이 너무나 흡사하다. 
아포칼립토와 최종병기 활 의 표절 논란은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수십개의 관련 기사와 블로그가 나오기 때문에 일일이 언급하기도 귀찮을 정도이지만... 

김한민 감독 인터뷰를 읽어보니 스스로 "아포칼립토를 매우 인상깊게 보았다. 이 이야기의 원형을 "차용" 해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소재로 새롭게 재창조 했다" 고 말한다. 결국 좋게 말해서 재창조라고 표현했지 감독이 자기 입으로 표절 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일반적인 추격 씬이 모티브인 영화의 원형이라고는 해도, 전체적인 플롯이 아포칼립토와 최종병기 활 은 너무 비슷하다.

기억나는 내용들만 적어보자면...

1.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이 두 영화가 매우 비슷하다. 둘다 초반부에 마을사람들이 모두 적에게 잡혀가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아포칼립토와 최종병기 활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 아포칼립토 - 마누라와 아들  최종병기활 - 여동생과 매제) 을 구하기 위해서 추격자들을 뿌리치고 도망치게 된다.

2. 추격자의 대장이 매우 아끼는 인물을 주인공이 살해함으로써, 추격자와 주인공간의 강한 갈등관계가 성립된다. ( 아포칼립토 - 추격자 대장 큰늑대의 아들, 최종병기활 - 청나라 왕자 ) 

3. 추격자에게 쫒기는 위기 상황에서 산짐승이 등장하여 주인공을 위기에서 구해낸다. 이 동물은 주인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 아포칼립토 - 주인공 이름인 "재규어의 발" 과 연관된 재규어, 최종병기활 - 조선의 상징인 호랑이 ) 

4.  두 영화 모두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추격자 민족과 주인공 민족이 등장하며, 추격자들의 언어는 자막 처리됨으로써 민족간의 이질성과 갈등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 아포칼립토 - 마야어, 최종병기활 - 만주어 )

5. 추격 도중에 거대한 자연 지형지물을 통과하는 액션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서 주인공이 시간을 벌고, 추격자들을 뿌리친다. ( 아포칼립토 - 폭포, 최종병기활 - 절벽 ) 

6.주인공은 추격 도중에 무기를 급조해서 만들어서 추격자들을 하나둘씩 살해하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 ( 아포칼립토 -덫, 말벌통, 독 개구리의 독화살 등등..  최종병기 활 - 애깃살 )

7. 추격이 진행되면서 추격자들은 하나 둘씩 주인공에게 살해당한다. 결국 얼마 남지않은 추격자들은 심리적으로 동요하게 되고, 가장 마지막으로 남은 추격자 대장과 주인공간의 1:1 격투가 벌어진다.

대체로 평론가들의 입장은 이정도의 유사성은 "재창조" 에 가깝다는 옹호론적인 입장이고, 일반 관객인 블로거들의 의견은 표절에 대한 비난이 많다. 일부 소재나 아이디어를 차용한 수준이 아니라, 영화 콘티를 짜면서 부터 스태프들이 "아포칼립토" 를 마음 속에 염두해 두고 제작을 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장면 장면마다 유사한 내용들이 많았다. 그나마 이러한 유사성을 덮기 위해서 병자호란이라는 유명한 역사적인 사건을 소재로 삼았고, 조선의 상징인 "활" 을 전면에 내세우고 활을 이용한 전투를 영화의 주요 모티브로 삼아서 한국적인 영화로 재창조했다는 노력은 어느정도 인정해 주고 싶다. 하지만 이왕 재창조를 할 것이라면 다양한 추격영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아포칼립토" 의 오마쥬같은 영화를 만들지 말고 추격영화의 한국적인 새로운 전형을 만들고자 시도하는 것이 어땠을 까. 

어쨋든 수준급의 촬영기술과 연기자들의 호연, 무난한 스토리 라인으로 인해서 2시간동안 계속 긴장감을 조성하는 괜찮은 오락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이미 500 만명을 돌파한 관객수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표절" 이라는 꼬리표는 이 영화를 계속 따라다니지 않을까 싶다.
 

[막장시선] 최종병기 활, 창작의 경계선은 어떻게 긋나


'최종병기 활', 영화 '아포칼립토'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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