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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소개로 알게 된 책. 마침 회사 도서관에 있길래 잽사게 빌려보았다.
제목 그대로 미국으로 IT 이민을 가서 모 금융권의 트레이딩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 취직한 영우 ( 이 사람은 저자의 경험과 평소 생각이 투영된 분신이라고 봐도 되겠다. 실제로 월 스트리트계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 라는 중급 개발자가 미국의 IT 회사에서 일하면서 겪는 일들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 쓴 책이다. 책의 이야기들은 주로 어떤 소프트웨어적인 버그를 발견해서 그걸 어떻게 디버깅해서 해결했다.. 는 내용들이 많다 ㅋ
책에서 등장하는 버그와 그 해결방법들은 대부분 지은이가 직접 겪었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들로 보여서 매우 사실감있게 다가오고 있기는 하지만 IT 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는 힘든 수준의, 결국 IT 종사자들을 위한 다소 매니악한 책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래도 프로그래머들에게는 일독을 권할만한 재미있는 책이다.
일단 주인공의 표현대로 쓰자면, 해외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국내와 달리 아래와 같은 차이점이 있다.
1. 개발자들의 대우는 직급이나 나이, 경력에 상관없이 철저하게 능력에 기초하여 대접받는다. 젊고 경력이 짧은 개발자라고 해도 뛰어난 프로그래밍 능력과 프로젝트 전체를 이해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 팀의 리더급으로 대우받는다. 책에서는 인도 IIT 출신의 전설적인 프로그래머가 한명 등장한다. 이 사람을 인도인이라 한 설정은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부분이다. 차라리 동유럽이나 러시아, 혹은 미국인 개발자라고 하면 더 와닿았을 것을... 회사에서 인도 프로그래머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 TopCoder 등의 프로그래머 커뮤니터를 살펴봐도 그렇지만 최고 수준의 프로그래머들 중에서 인도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아무튼 이 인도인 개발자는 천재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입사 후 6 개월만에 회사내에서 CTO 수준의 일을 하고, CEO 와 함께 중요한 IT 관련 의사결정을 하는 수준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경영진의 빽이라도 있지 않는 이상 아무리 코딩 실력이 뛰어나도 이런 일은 기본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
2. 개발자들이 IT 외에 각자 나름대로 전문가 수준의 취미를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서 매우 풍요롭고 개성적인 삶을 살고 있다. 예를 들면 가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서 사용하는 취미가 있는 GUI 전문 프로그래머, 전직 킥복서 출신으로 브루클린 챔피언까지 지낸 미국인 프로그래머 등등... 기본적으로 저자의 주장 중 하나는 개발자가 IT 에만 몰두하기보다는 이런 다른 분야의 취미를 통해서 더욱 일을 잘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국내 IT 현실과는 역시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ㅋ
- 소설이라서 약간 과장된 느낌도 들긴 한다. 개발자는 회사에서의 업무 이외에도 풍부한 외부 활동 ( 개발 업무와는 상관없는 취미 활동을 포함 ) 을 통해서 일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저자의 개인 주관이 많이 반영된 부분으로 보인다.
결국 지은이가 생각하는 "프로그래머의 이상향" 이 국내가 아닌 해외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고, 저자가 주로 Java 의 CS 환경에서 개발된 시스템의 문제와 디버깅에 대해서 다루고는 있지만 쉽게 풀어서 쓴 편이라서 Java 개발자가 아닌 일반적인 IT 종사자들은 누구나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IT 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많은 공감대를 가지게되면서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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