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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웹2.0이 뭔지 알아?"
정보통신 기술이 숨가쁘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특히 대한민국에 살기란 이처럼 고달플 때가 있다.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정보통신 서비스와 기기들이 넘쳐나고 매스컴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용어들도 머리를 아프게 한다.
요즘 언론의 IT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웹2.0'이라는 용어도 그렇다. 한 마디로 정의되는 용어도 아닐 뿐더러 용어 자체의 적합성도 논란거리다. 뭔가 실체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한 마디로 딱 부러지게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매일 포털사이트에 접속하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고, 미니홈피를 꾸미는 네티즌들로서는 웹의 새로운 흐름을 무시할 수도 없다.
뭘 두고 웹2.0이라고 하는 것일까. IT칼럼니스트 김중태씨의 강의를 들어보자. 김씨는 10년 전부터 '김중태의 통신이야기'라는 책 출간을 시작으로 여러 권의 인터넷 관련 서적을 출간했으며 IT칼럼니스트로 맹활약 중이다. '김중태문화원'(www.dal.co.kr)이라는 웹사이트에는 그의 저작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웹2.0시대의 기회, 시맨틱웹'이라는 책을 새로 내기도 했다.
닷컴 붕괴... 그럼에도 살아남은 자는
김씨는 웹2.0이라는 말을 처음 창안한 IT 미디어그룹 '오라일리'사의 팀 오라일리 회장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오라일리는 2000년 닷컴 붕괴 이후 살아남은 업체들의 공통적인 특징과 이후 웹의 전환방향에 주목했습니다. 왜 알타비스타와 라이코스는 몰락하고 구글과 이베이는 살아남았을까. 닷컴 거품 붕괴 이전과 웹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런 것들이죠. 오라일리는 웹에 생겨난 변화 흐름을 표현하는 말로 웹2.0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후 2004년 10월에 첫 번째 웹2.0 컨퍼런스에서 주로 IT업체 최고경영자인 참석자들에게 웹2.0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이 낱말을 정의해보는 작업들이 진행됐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웹2.0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된 것이죠. 지금도 명확히 정의가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웹2.0의 특징들은 거의 파악이 됐습니다. 이것만도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이미 웹에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시작됐고, 이 변화를 선두에서 이끌며 살아남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대비되는 운명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웹2.0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 웹1.0에서 한 차원 더 진화했다는 웹2.0이 대변하는 변화의 흐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어떻게 변화했다는 것일까.
"처음 일반인들이 웹을 접했을 때는 신천지였습니다. 웹 사이트들이 전문지식부터 유머, 사진, 동영상 등 정보를 모아놓고 보여주기만 해도 사람들은 너무 행복해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웹에 익숙해지면서 어느 순간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꼭 필요한 정보들보다는 쓰레기 정보(스팸)가 넘쳐나게 됐고 자신의 홈페이지 하나 만들려고 해도 HTML 등 배워야할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죠.
당연히 사람들은 넘쳐나는 정보 중에 가치있는 정보를 가려내고 또 정보를 쉽게 생산하고 가공할 수 있는 통로를 원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업체들은 이런 욕구들을 해결해 주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네티즌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초기에 네티즌들은 정보를 소비하기만 하는 존재였지만 지금은 스스로 제작한 콘텐츠(UCC)를 서로 공유하고 확대재생산하고 있게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웹2.0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그래서 저는 웹2.0을 '좀더 행복한 삶을 위한 웹의 변화 욕구의 실천과 관련된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즉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웹2.0은 사용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만족시키는 플랫폼으로서의 웹,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동작업의 웹, 한층 더 사용자 중심적인 웹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웹2.0을 다른 말로 설명하는 것이 여전히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웹2.0을 눈에 보이게 구현해 낸 대표적인 서비스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위키피디아, 플릭커, 무엇보다도 구글 애드센스 등을 웹2.0다운 서비스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2001년 처음 태어난 위키피디아는 네티즌들이 만든 백과사전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특정 항목에 대한 설명을 보다가 틀리거나 불충분한 부분을 발견하면 바로 '편집' 버튼을 누르고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온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키피디아는 정확도나 정보의 양에 있어서 230년 전통과 권위를 지닌 백과사전 브리태니커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에 대한 극단적인 신뢰가 바탕이 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발적인 참여와 집단 지성을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사례인 것이죠."
첨언하자면, '1인 미디어'인 블로그도 웹2.0을 대표하는 플랫폼 중 하나로 꼽힌다. 블로그를 통해서는 다양한 정보가 생산되고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된다. 블로그에서 맞춤형정보배달서비스(RSS)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받아보고 트랙백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또 자신이 쓴 글에 '태그'(글 내용을 요약한 핵심단어)를 달아 정보를 스스로 분류하고 웹상에서 정보의 가치가 매겨지는 것도 웹2.0다운 특징이다.
지식in도 미니홈피에도 웹2.0은 없다
국내 포털 사이트들은 웹2.0의 흐름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을까. 국내에서는 이미 웹2.0 서비스가 해외보다 앞서 시작돼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지식in,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등을 대표적인 웹2.0 서비스로 꼽으며 우리가 해외 사이트들에 비해 앞서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김중태씨는 국내 포털들에 대해서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국내 사이트 중 웹2.0이라고 생각할 만한 곳은 없다고 봐야합니다. 네이버의 '지식in'이 웹2.0다운 서비스가 아니냐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질문을 하고 답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네티즌들의 참여로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은 위키피디아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을 보면 웹2.0이 맞다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네이버는 이 데이터베이스를 처음부터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웹의 기본 정신인 개방과 공유를 무시하고 폐쇄적으로 갔습니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콘텐츠보다는 어디서 퍼온 글들이 대부분이고 때문에 정보의 질이 낮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웹2.0개념에서 시작했지만 더 이상 발전은커녕 퇴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웹2.0답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싸이월드도 성공은 거뒀지만 폐쇄성으로 인해 앞으로 그 플랫폼이 더 확장되고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합니다."
국내 포털들이 웹의 기본 정신인 개방과 공유를 무시하고 폐쇄적인 체제를 갖춘 것은 대부분 사이트의 트래픽을 높여 광고매출을 극대화하는 수익구조를 갖춘 탓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진단이다. 웹2.0과 어울리지 않는 이런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로 김씨는 국내 업체들의 '철학의 빈곤'을 꼽았다.
"기술력은 국내 업체들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똑같은 기술로 다른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 개발에 있어 사용자들의 행복보다는 수익이 최우선입니다. 외국에서도 수익을 생각하지만 첫번째가 사용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수익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우리는 이 순서가 반대이기 때문에 서비스 개발에서 사용자의 불편은 고려 대상에서 빠집니다.
대표적인 것인 포털사이트의 전면을 덮고 있는 플래시 광고입니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수익이 나기 때문에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온라인 우표제를 실시해서 사용자들에게 성인광고들만 잔뜩 안겨주지 않았던가요. 이를 구글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구글은 사용자가 싫어하기 때문에 플래시 광고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통해 구글 애드센스를 만들고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철학의 차이입니다."
인터넷 빅뱅, 우리 앞에 왔다
구글과 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은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이런 국내 기업들의 사정을 봐줄 리가 없다.
야후는 가장 대표적으로 웹2.0을 구현하고 있는 델리셔스와 플리커 등을 인수하면서, 가장 웹2.0답다는 구글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라인업을 갖추어 가고 있다. 특히 야후는 야후코리아를 통해 이러한 서비스들을 국내에서도 바로 구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웹2.0이 화두로 급부상한 2006년, 국내 웹사이트들에게 치열한 도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포털에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사용자 중심이라는 기본철학에 있어서 많이 뒤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보통신 인프라가 워낙 발달해 있기 때문에 인식을 바꾸는 순간 엄청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국내 웹사이트들의 현실입니다. 특히 국내 포털들이 새로운 웹의 흐름에 따른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NHN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뿐 아니라 파이어폭스를 통해서도 네이버 사이트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죠. 2006년은 웹2.0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 입니다."
2006년 최고의 웹2.0사이트라고 평가받는 구글과 적극적인 인수 합병으로 구글을 위협하고 있는 야후, 그리고 차기 윈도 버전인 비스타를 통해 운영체제와 웹을 완전히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있는 MS의 도전까지. 초기의 웹 혁명에 버금가는 인터넷 빅뱅이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승훈·남소연 기자
- ⓒ 2006 오마이뉴스 -
정보통신 기술이 숨가쁘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특히 대한민국에 살기란 이처럼 고달플 때가 있다.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정보통신 서비스와 기기들이 넘쳐나고 매스컴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용어들도 머리를 아프게 한다.
요즘 언론의 IT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웹2.0'이라는 용어도 그렇다. 한 마디로 정의되는 용어도 아닐 뿐더러 용어 자체의 적합성도 논란거리다. 뭔가 실체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한 마디로 딱 부러지게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매일 포털사이트에 접속하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고, 미니홈피를 꾸미는 네티즌들로서는 웹의 새로운 흐름을 무시할 수도 없다.
뭘 두고 웹2.0이라고 하는 것일까. IT칼럼니스트 김중태씨의 강의를 들어보자. 김씨는 10년 전부터 '김중태의 통신이야기'라는 책 출간을 시작으로 여러 권의 인터넷 관련 서적을 출간했으며 IT칼럼니스트로 맹활약 중이다. '김중태문화원'(www.dal.co.kr)이라는 웹사이트에는 그의 저작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웹2.0시대의 기회, 시맨틱웹'이라는 책을 새로 내기도 했다.
닷컴 붕괴... 그럼에도 살아남은 자는
김씨는 웹2.0이라는 말을 처음 창안한 IT 미디어그룹 '오라일리'사의 팀 오라일리 회장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오라일리는 2000년 닷컴 붕괴 이후 살아남은 업체들의 공통적인 특징과 이후 웹의 전환방향에 주목했습니다. 왜 알타비스타와 라이코스는 몰락하고 구글과 이베이는 살아남았을까. 닷컴 거품 붕괴 이전과 웹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런 것들이죠. 오라일리는 웹에 생겨난 변화 흐름을 표현하는 말로 웹2.0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후 2004년 10월에 첫 번째 웹2.0 컨퍼런스에서 주로 IT업체 최고경영자인 참석자들에게 웹2.0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이 낱말을 정의해보는 작업들이 진행됐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웹2.0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된 것이죠. 지금도 명확히 정의가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웹2.0의 특징들은 거의 파악이 됐습니다. 이것만도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이미 웹에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시작됐고, 이 변화를 선두에서 이끌며 살아남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대비되는 운명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웹2.0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 웹1.0에서 한 차원 더 진화했다는 웹2.0이 대변하는 변화의 흐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어떻게 변화했다는 것일까.
"처음 일반인들이 웹을 접했을 때는 신천지였습니다. 웹 사이트들이 전문지식부터 유머, 사진, 동영상 등 정보를 모아놓고 보여주기만 해도 사람들은 너무 행복해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웹에 익숙해지면서 어느 순간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꼭 필요한 정보들보다는 쓰레기 정보(스팸)가 넘쳐나게 됐고 자신의 홈페이지 하나 만들려고 해도 HTML 등 배워야할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죠.
당연히 사람들은 넘쳐나는 정보 중에 가치있는 정보를 가려내고 또 정보를 쉽게 생산하고 가공할 수 있는 통로를 원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업체들은 이런 욕구들을 해결해 주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네티즌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초기에 네티즌들은 정보를 소비하기만 하는 존재였지만 지금은 스스로 제작한 콘텐츠(UCC)를 서로 공유하고 확대재생산하고 있게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웹2.0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그래서 저는 웹2.0을 '좀더 행복한 삶을 위한 웹의 변화 욕구의 실천과 관련된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즉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웹2.0은 사용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만족시키는 플랫폼으로서의 웹,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동작업의 웹, 한층 더 사용자 중심적인 웹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웹2.0을 다른 말로 설명하는 것이 여전히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웹2.0을 눈에 보이게 구현해 낸 대표적인 서비스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위키피디아, 플릭커, 무엇보다도 구글 애드센스 등을 웹2.0다운 서비스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2001년 처음 태어난 위키피디아는 네티즌들이 만든 백과사전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특정 항목에 대한 설명을 보다가 틀리거나 불충분한 부분을 발견하면 바로 '편집' 버튼을 누르고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온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키피디아는 정확도나 정보의 양에 있어서 230년 전통과 권위를 지닌 백과사전 브리태니커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에 대한 극단적인 신뢰가 바탕이 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발적인 참여와 집단 지성을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사례인 것이죠."
첨언하자면, '1인 미디어'인 블로그도 웹2.0을 대표하는 플랫폼 중 하나로 꼽힌다. 블로그를 통해서는 다양한 정보가 생산되고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된다. 블로그에서 맞춤형정보배달서비스(RSS)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받아보고 트랙백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또 자신이 쓴 글에 '태그'(글 내용을 요약한 핵심단어)를 달아 정보를 스스로 분류하고 웹상에서 정보의 가치가 매겨지는 것도 웹2.0다운 특징이다.
지식in도 미니홈피에도 웹2.0은 없다
국내 포털 사이트들은 웹2.0의 흐름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을까. 국내에서는 이미 웹2.0 서비스가 해외보다 앞서 시작돼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지식in,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등을 대표적인 웹2.0 서비스로 꼽으며 우리가 해외 사이트들에 비해 앞서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김중태씨는 국내 포털들에 대해서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국내 사이트 중 웹2.0이라고 생각할 만한 곳은 없다고 봐야합니다. 네이버의 '지식in'이 웹2.0다운 서비스가 아니냐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질문을 하고 답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네티즌들의 참여로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은 위키피디아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을 보면 웹2.0이 맞다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네이버는 이 데이터베이스를 처음부터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웹의 기본 정신인 개방과 공유를 무시하고 폐쇄적으로 갔습니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콘텐츠보다는 어디서 퍼온 글들이 대부분이고 때문에 정보의 질이 낮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웹2.0개념에서 시작했지만 더 이상 발전은커녕 퇴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웹2.0답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싸이월드도 성공은 거뒀지만 폐쇄성으로 인해 앞으로 그 플랫폼이 더 확장되고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합니다."
국내 포털들이 웹의 기본 정신인 개방과 공유를 무시하고 폐쇄적인 체제를 갖춘 것은 대부분 사이트의 트래픽을 높여 광고매출을 극대화하는 수익구조를 갖춘 탓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진단이다. 웹2.0과 어울리지 않는 이런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로 김씨는 국내 업체들의 '철학의 빈곤'을 꼽았다.
"기술력은 국내 업체들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똑같은 기술로 다른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 개발에 있어 사용자들의 행복보다는 수익이 최우선입니다. 외국에서도 수익을 생각하지만 첫번째가 사용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수익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우리는 이 순서가 반대이기 때문에 서비스 개발에서 사용자의 불편은 고려 대상에서 빠집니다.
대표적인 것인 포털사이트의 전면을 덮고 있는 플래시 광고입니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수익이 나기 때문에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온라인 우표제를 실시해서 사용자들에게 성인광고들만 잔뜩 안겨주지 않았던가요. 이를 구글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구글은 사용자가 싫어하기 때문에 플래시 광고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통해 구글 애드센스를 만들고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철학의 차이입니다."
인터넷 빅뱅, 우리 앞에 왔다
구글과 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은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이런 국내 기업들의 사정을 봐줄 리가 없다.
야후는 가장 대표적으로 웹2.0을 구현하고 있는 델리셔스와 플리커 등을 인수하면서, 가장 웹2.0답다는 구글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라인업을 갖추어 가고 있다. 특히 야후는 야후코리아를 통해 이러한 서비스들을 국내에서도 바로 구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웹2.0이 화두로 급부상한 2006년, 국내 웹사이트들에게 치열한 도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포털에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사용자 중심이라는 기본철학에 있어서 많이 뒤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보통신 인프라가 워낙 발달해 있기 때문에 인식을 바꾸는 순간 엄청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국내 웹사이트들의 현실입니다. 특히 국내 포털들이 새로운 웹의 흐름에 따른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NHN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뿐 아니라 파이어폭스를 통해서도 네이버 사이트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죠. 2006년은 웹2.0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 입니다."
2006년 최고의 웹2.0사이트라고 평가받는 구글과 적극적인 인수 합병으로 구글을 위협하고 있는 야후, 그리고 차기 윈도 버전인 비스타를 통해 운영체제와 웹을 완전히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있는 MS의 도전까지. 초기의 웹 혁명에 버금가는 인터넷 빅뱅이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승훈·남소연 기자
- ⓒ 2006 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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