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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간경영
도몬 후유지 저
예스24 | 애드온2

http://soyoja.com2009-03-09T19:05:510.3610

부담없는 분량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경영전략을 현대적인 시각에 맞게 재조명하고 분석한 경영서적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 전국시대를 끝내고, 260 년의 에도막부의 평화로운 전성기를 연 인물이다. 많은 일본의 전문 경영인과 CEO 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전국시대의 인물로서 의외로 오다 노부나가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던졌다 한다. 그야말로 수성형, 관리형 인물로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미지가 크게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사실, 혁신가 오다 노부나가나 밑바닥에서 전국 제일의 출세를 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경우 전국시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빛을 본 인물이라는 점에서 볼때,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인물은 CEO 의 입장에서 교과서적인 성공 스토리를 갖춘 인물로 보일법 할 것 같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하면 생각나는 그의 유명한 유언이 있다. ( 실제로는 그가 한 말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
이 책에서도 여러차레 언급이 된다.

"사람의 인생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기 때문에 절대로 서둘러서는 안된다" ( 내가 아는 글귀로는 서둘지도 말고, 그렇다고 쉬지도 말아라. 인데... )

인내의 화신으로 꼽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생을 잘 표현한 말이기에, 실제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 말을 했건 안했건 지금까지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는 기다릴 줄 알았다. 오다 노부나가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같은 거물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을 때, 꾸준히 참고 인내하면서 자신의 시대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들이 도쿠가와 이에야스보다 먼저 죽고 난 이후 이에야스는 그자신만의 독특한 인간관리, 조직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일본 전국을 재패하기에 이른다. 인내가 부족하고 조바심을 내다가 일을 그르친 경우도 이 시대의 역사를 통해 여러번 볼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감이 감나무에서 떨어지기를 기다린 그의 전략은 참으로 일본 전국을 자기 것으로 만든 멋진 작전이라 할 수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사전략으로는, 우선 "꽃은 주되 열매는 주지 않는다" 는 분단 전략을 들 수 있다. 그는 유능한 가신들에게 무한한 신뢰와 높은 관직을 내려 주었지만 그들에게 군사력을 기를 힘과 영지는 제한적으로 부여했다. 자신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도자마 다이묘들에게 많은 영지를 하사한 대신 그들은 모두 외진 규슈나 동북 지방에 배치하여 중앙 정권에 반기를 들기 어렵게 하였다. 이렇게 어떤 부하에게도 모든 것을 다 주지 않은 그의 독특한 인사방침은 이에야스의 인사전략을 나타내는 재미있는 단면이다. 여기까지 읽다보니 유명한 도쿠가와의 사천왕이 정작 영지와 녹봉은 형편없었던 부분도 이해가 간다.

부하들은 상관의 인사방침에 따라 상관의 의중을 파악한다는 명언이 이 책에서 나온다. 원교근공의 전략, 여론몰이 전략 등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고, 일본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여론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간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는 타고난 인내와 느긋햠이 있지 않았나 싶다. 또한, 부하들간에 자연스럽게 파벌을 형성시켜 충성심 경쟁을 유도한 전략은 사실은 그 시대의 지도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침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멋진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간경영이라는 제목과는 조금 걸맞지 않게, 인간경영 측면에서의 분석이 너무 피상적으로 에피소드를 통한 자의적 해석이 많다는 점이 눈에 거슬린다. (예를 들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교우관계 ) 차라리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해 철저한 고증을 통해서 이에야스의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해치는 쪽으로 책이 전개되었다면 오히려 흥미진진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대부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어떤 사람인지 사전지식을 갖고 있을 테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유명한 일화들 보다는 인간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조명하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보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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