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홍선영 역/코너 우드먼 저
예스24 | 애드온2

원제: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


 요새는 세계 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여행을 떠나기도 그 어느 때 보다 쉬워져서, 세계일주여행도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닌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고만고만한 여행 서적들 중에서 이 책,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금융회사 애널리스트였던 저자는 컴퓨터와 숫자로만 보는 경제 활동에 지쳐 (좀더 구체적인 계기는 구조조정업무를 맡으면서 파산 직전의 유리회사의 직원들을 짜르는 업무를 담당하다 지쳐서)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일주여행을 하기로 결심하고, 전통적인 무역의 원리인 좋은 가격에 물건을 사서 수요가 있는 곳에서 비싸게 판다는 경제 원칙이 실 세계에서 적용되는지 알고자 6 개월간의 세계일주 여행을 떠난다.


저자의 여행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아파트를 팔아서 마련한 5천만원을 여행 자금으로 삼고, 여행을 통해 총 1억원 (10만 달러)를 벌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 주된 장사 전략은 해당 지역의 특산품을 싼 가격에 사서 다음 목적지에 가서 파는 식으로 자신의 자금을 불려 나가는 것이었다.




저자의 행적을 보면 대략 아래와 같은 식이었다.


모로코: 카펫 구매 - 외국인 대상으로 카펫 판매

수단 북부 동골라(Dongla): 낙타 구매 - 카르툼(Khartom)에서 낙타 판매

잠비아: 커피 원두 구입 - 남아공에서 판매

남아공: 칠리소스와 와인 구입 - 인도에서 칠리 소스 판매, 중국에서 와인 판매

키르기스탄: 말 구입 - 말 되팖

중국: 서부 호텐에서 옥 구입 - 대만에서 판매 시도

중국: 윈드보드 구입 - 멕시코에서 판매

대만: 용정차 구입 - 일본 판매

일본: 후쿠오카에서 전갱이 낚시 - 판매

멕시코: 데킬라 구입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판매

브라질 구이아바: 목재 구입 - 영국에서 판매



각 나라의 특산품을 구입하고, 파는 과정에서 벌어진 좌충우돌과 그 과정에서 상인들과의 협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장사의 기본에 대한 좋은 인사이트를 제공해 준다. 정리해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


- 흥정에 대한 버퍼를 생각해 두고 가격 협상에 임해야 한다. 

- 거래가 눈 앞에 있을 때는 바로 매듭짓는 것이 낫다. 

- 거래 시에는 절대 자신을 궁지로 몰아 넣어서는 안 된다.  (, 시간에 쫓긴다든지 해서는 안 된다)

- 거래의 3요소: 인맥. 신용, 잔꾀


저자는 자신만의 이 세계일주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후 방송국에 이를 보내서 다큐멘터리로 제작할 것을 제안하여, 저자의 여행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방송을 타기도 했다. 여기에서 저자의 상당한 수완을 볼 수 있었는데, 세계일주 여행을 할 뿐만 아니라 직접 돈을 벌어 보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겠다는 의도는 참으로 참신하고 그 용기도 정말 가상하다.


또한 저자의 의지와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할만한 부분이, 자신의 여행이 좋은 다큐멘터리 소재가 된다는 계획을 세우고 방송국에 제안서로 보내서 방송 취재기자가 동행해서 여행을 했다는 것이다. 경비 면에서도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고, 여행 후에는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게 된 계기를 만듦과 동시에 책 선전으로도 최고의 선택을 한 셈이다.


하지만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들이 보인다.


우선 장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인맥에 있어서, 저자는 가는 나라마다 손쉽게 통역과 거래선을 만나는데, 이런 정보를 얻고 연락이 되는 것 자체가 무역업에 있어서 80% 는 먹고 들어가는 중요한 부분인데 정작 저자가 어떻게 이런 인맥을 얻게 되었는지는 자세한 언급이 거의 없다. 사전에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는 식의 간단한 언급만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이런 부분들은 방송국의 도움을 받지 않았나 싶은 의심이 가는 부분들이 있다.


거기에 저자 스스로 밝히듯이 자세한 사전준비 없이 무작정 장사에 뛰어드는 무모한 모습들이 자주 나오는데 이런 모습들은 독자들이 적절하게 필터링을 해서 읽어야 할 듯싶다. 예를 들면 폐쇄적이고 외국인에게 지극히 위험한 국가인 수단에 들어가서 무턱대고 낙타 장사를 하려고 한다든지...... 필자 스스로 밝히듯 수단에서의 장사는 완전한 실패였고 이곳에서 체류하기 위한 서류 발급에만 수일이 넘게 걸렸단다.


게다가 본인이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옥 판매, 커피 와인 등)에 뛰어들어 장사를 시도 하는 모습들은 의아함을 넘어 의문스럽기 까지 한다. 그야말로 운이 좋았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데, 과연 저자의 말 대로 수월하게 지역마다 장사가 잘 된 건지 궁금하다.


아시아권 국가들에 대한 선입견도 보인다. 중국을 인구가 많은 거대한 땅이라 소개하면서 이 많은 중국인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중국 내에 논밭이 많았다고 한다든지, 일본인들은 신기한 것을 좋아하니까 길거리에서 좌판을 벌이고 용정차를 팔아 보겠다는 등...... 자신이 여행하는 나라에 대한 정확한 배경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뛰어들어서 운 좋게 장사에 성공했다고 보이는 측면이 다분했다. 서양인들이 흔히 갖는 동양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반영한 시각으로 동아시아를 경험한 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중국, 대만, 일본은 방문했으면서 그 중간에 위치한 한국은 오지 않았던 것도 내 입장에서는 좀 불쾌하다..


어쨌든, 저자는 목표로 한 10 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성공을 했다. 어느 정도 과장도 있는 것 같고, 책에서는 밝히지 않은 외부의 도움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중요한 메시지는 좋은 제품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장사의 기본적인 원칙을 일깨워 준 점에 있다고 본다.


무역에 관심이 많았는지라 이렇게 무역의 기본을 직접 부딪히면서 자신의 체험을 설명해주는 이 책이 상당히 흥미롭게 읽혀졌다. 


 * 기억에 남는 문구


협상에는 세 단계의 기술이 있다.

1.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한계선을 정한다. 그 밑으로는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된다.

2. 협상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 보고, 이를 기준으로 협상 결과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평가를 해 본다.

3. 최상의 시나리오를 염두 해 둔다. 여기에는 가격은 물론 무료배송, 포장 등 제약사항까지 포함해서 협상 시에 미리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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