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SW 개발자가 성공하지 못하는 세가지 이유

재미있는 블로그를 하나 읽었다.

내가 관심있게 지켜보는 블로그 중 하나인 류한석 님이 ZDNet 에 기고한
"한국에서 SW 개발자가 성공하지 못하는 세가지 이유"

공감가는 내용이 많고...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과도 연관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원문 블로그에 있던 국내 IT 의 문제점인 세 가지 이슈에 대한 내 의견을 적고 싶다.

1. SI 중심의 왜곡된 업계 구조

말이 필요없다... 갑 - 을 - 병 - 정 - 무 - 기 - 경 - 신 - 임 -  계... 로 이어지는 SI 하청구조속에서 개발자들은 짧은 개발기간과 낮은 공수책정으로 인한 착취를 감내해야 한다.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정무기 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흔하다 )
아는 후배가 술자리에서 "형 저희회사는 경 이예요"  라고 얘기했을때 그때는 웃었지만 마음이 착잡했다. ( 후배 녀석이 불쌍하기도 했고.. )

안철수 씨가 쓴 어느 책을 보면 SI 중심으로 나아가는 국내 IT 업계에 대해 개탄하는 내용이 있는데, 특정 분야의 특정 요구사항만을 충족하기 위해 개발된 SI 솔루션은 그 개발 난이도나 완성도 측면에서 팩키지 소프트웨어와는 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고, 결국 SI 가 국내 IT 의 주류가 되면 전반적인 IT 시장의 수준도 낮아진다는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SI 의 문제점을 하나만 더 꼽자면, 개발 완료된 시점에서는 그럭저럭 쓸 수 있지만 이 솔루션을 조금 더 개선하고 싶거나, 퍼포먼스를 올리고 싶거나 혹은 기능을 추가하고 싶거나 할때는 완전히 GG 치게 되는 상황이 너무나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 보통 이런 경우 처음에 개발을 맡긴 업체에게 돈을 주고 재개발을 시킨다. )

2. 엉성한 개발자 관리

위와 같은 왜곡된 상황에다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노동력은 단순 M/M 공수로 계산되고 개발자의 역량이나 특기에 대한 가치평가의 기준은 너무나 원시적이다. 개발자의 숙련도와 경력에 대한 평가는 정보통신부 노임 기준에 따라 개발자를 경력과 학력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나눈 초/중/고/특 급으로 나눈 임금 기준이 유일한 잣대로 제시된다. 부적절한 관리자들에 의해 개발자들이 고생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며 개발자는 하나의 부품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이런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아웃풋은 최고를 강요한다...  흑..

3. 개발자들의 스킬 부족

사실은 여기에 대해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 블로그를 쓰게 되었다. 류한석님의 원 블로그에는 개발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인성에 대해 지적했지만, 나는 테크니컬 스킬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블로그와 덧글들을 읽어보면 국내 IT 시장이 어렵고 열악하다는 것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를 하지만, 어떻게 바꿀 지에 대한 의견은 거의 없다. 환경을 바꾸기 어렵다면 자기 자신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열악한 IT 환경을 만든 것에는 국내 SW 개발자들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경험이 쌓이고 어느정도 스킬이 생기게 되면 어느순간인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더이상 공부를 안하게 되고 자신이 갖고있는 밑천으로 버티거나 copy & paste 신공만 늘어난다. 무언가 개발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구현할지 생각하기 보다는 비슷하게 개발된 오픈소스부터 찾는다.  

 SI 개발자들의 경우를 보자. 온갖 편법을 써서 (예를 들면 본인이 핸들링도 못하는 오픈소스 클래스를 덕지덕지 붙여놓거나, 심각한 오버헤드가 있는 노가다 코드로 구현한 상태) 요구사항만 간신히 만족시켜 놓고서는 개발 완료후에는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개발한 결과물에 대해서 너무나 무책임한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현실이 이러하니 국내 IT 업계가 어려워 진 것을 환경 탓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약간 주제가 다르긴 하지만 개발자들의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겐도우 님의 블로그가 공감대를 많이 가지게 한다.

코더로서 적응해 간다는 것

다시 류한석님의 블로그로 돌아가 보면...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다.
왜곡된 업계 구조 속에서 가만히 있으면 퇴출될 뿐이다. 우리에게는 행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