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모 기회에 양준혁 선수가 강사로 초빙되어 온 초청강연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은퇴 직후. 아직 한창 선수시절의 흔적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이제 자신의 신변을 정리하는 와중에 이렇게 간간히 여기 저기 강사로 초빙되어 강연을 하며 지내는 것 같았다.

요새는 "남자의 자격" 에 출연하기로 했다는데...

아무튼. 그 당시에 양준혁 선수의 강연을 다시 들어보면서 느낀 소감들을 간략히 적어보자면...

우선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푸른피의 사나이" 이다. 강연 도중에도 삼성이라는 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대학 졸업 후 삼성의 지명을 받기 위해서 프로 입단을 늦추고 군대(상무) 에 입대했던 일. 그리고 선수협 사건 때문에 8개 구단의 미움을 받고 트레이드 되었다가 2002년에 삼성으로 복귀할 때에도 모두가 반대했지만 김응용감독과 김재하 단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간신히 삼성으로 돌아오게 된 사연들... 이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김응용 감독에 대한 많은 존경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양준혁 선수는 자기 스스로 여러차례 밝혔듯이 만년 2인자로 선수시절을 평생 보냈다. 신인 시절에는 이종범이라는 뛰어난 라이벌이 있었고 ( 물론 신인왕은 양준혁이 받았지만 ), 그 이후에는 같은 팀에 이승엽이라는 사상 최강의 라이벌.. ( 솔직히 라이벌이라고 부르기에는 당시 국내에서의 성적을 비교하면 넘사벽이었던게 사실 ) 이 있었다. 그리고 선수생활의 말년에는 이대호, 심정수, 김태균과 같은 걸출한 선수들에게 가려져 있었다. 그 스스로도 주연이 아닌 조연의 인생을 살아왔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팀에서 고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 왔다고 한다.

단 한번도 홈런왕을 차지한 적이 없던 양준혁 선수는 꾸준함과 성실함을 무기로 결국 통산 홈런숫자에서 국내 1위를 기록한다. 그리고 타격 7개 부문에 대해 국내 통산 최다 기록을 갖는다. 물론 그가 스스로 말하기를 통산 홈런 기록은 조만간 깨질 것 같다고 언급한다.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기록은 바로 "통산 최다 사사구". 아마 이 기록은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2002 년, 팀을 옮긴(LG -> 삼성) 첫 시즌에서 성적이 부진하자 (2002 년 시즌타율 0.276) 위기감을 느끼고 자신의 기존의 타격폼을 다 버리고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 스스로 고안해 낸 "만세타법" 에 대한 이야기. 이 타격폼은 사실 데뷔 당시의 자신의 타격 모습을 살펴보면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 한다.

그리고 양준혁 선수에게 나온 질문 중, 해외진출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선수생활을 하면서 해외 진출을 할 기회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왜 해외 진출을 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양준혁 선수의 대답은, 자신에게 해외 진출을 할 기회가 2번 있었다고 한다. 미국( 뉴욕 메츠에서 2002년 )와 일본에서 각각 한번씩 오퍼가 있었다고 하는데 미국에서 실패해서 돌아올 경우 한국에서 자신을 받아 줄 팀이 없을까봐 망설임 끝에 결국 해외 진출을 포기했다는 사연도 이야기했다.

또한 양준혁 선수가 매우 강조한 이야기로 "프로는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신은 어떤 타구를 치든간에 항상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해서 뛰었다" 는 것이 있다.
은퇴 경기에서. 양준혁은 김광현을 상대로 3 연타석 삼진을 당한다. 이때 일부 팬들은 "양준혁 선수 은퇴경기인데 칠만한 공을 한번쯤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김광현 너무 심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김광현 선수는 경기 직전 인터뷰에서도 "양준혁 선배를 상대로 삼진 세 개를 잡겠다" 고 했다는데 양준혁 선수는 실제로 자신을 그렇게 만든 김광현을 정말 대단하게 생각하며, 이런 상황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는 김광현이야 말로 진정한 프로라고 느꼈다고 한다. 참고로, 김광현 선수의 데뷔 첫 경기 당시에 김광현을 상대로 첫 피홈런을 쳤던 선수가 바로 양준혁선수였다.

다행히 김광현 선수가 이 경기에서 7회까지만 던지고 물러나서 (웃음) 마지막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인 송은범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쳐서 1루까지 전력질주 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고 한다. ^_^



양준혁의 은퇴경기 사진. 2010 년 KBO 올해의 포토제닉상.  (출처 : 연합뉴스)


* 양준혁 주요 기록
최우수 신인상 (1993)
최고 수위 타자상 4회 ( 1993, 1996, 1998, 2001 )
최다 타점왕 1회 (1994)
최다 출루율 3회 (1993, 1998, 2006)
골든글러브 8회

통산 타율 0.316  - 역대 3위
통산 최다 안타  2,318 - 역대 1위
통산 최다 루타  3,879 - 역대 1위
통산 최다 홈런     351 - 역대 1위
통산 최다 타점  1,389 - 역대 1위
통산 최다 득점  1,299 - 역대 1위
통산 최다 볼넷  1,278 - 역대 1위
통산 최다 4사구 1,380 - 역대 1위

양준혁의 연도별 통산 기록 및 위키피디아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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