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폴 그레이엄의 "해커와 화가" 에 나오는 내용을 약간 각색한 것입니다. 

거대 IT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끝없는 회의와 산더미같은 문서작업, 각종 개발 프로세스 때문에 지치는 경험을 종종 할 겁니다.

거대 IT 회사가 과제를 운영하는 방식은 많은 인력이 투입된 조직을 시스템적으로 돌리면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쉽게 조율하고, 통제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수 많은 회의, 문서작업, 프로세스가 필요하고, 이러다 보니 이를 유지하기 위한 SE 조직이 커지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개발자의 생산성은 사실 개인별 격차가 극심합니다. 평범한 개발자 한명의 능력과 비교하면 뛰어난 해커 ( 이 책에서 해커는 슈퍼 개발자를 지칭하는 의미로 쓰임 ) 는 100 배의 생산성을 갖기도 합니다.  사실 평범한 개발자가 끝끝내 구현하지 못하는 고난이도의 알고리즘을 해커가 구현한다고 생각해 보면 100 배 이상의 생산성을 가질수도 있다고 볼수도 있죠.

결국, 몇명의 해커가 모여서 팀을 구성하면 거대 기업에서 수십명의 개발자가 모여서 만드는 것 보다도 더 훌륭한 SW 를 만들수도 있는 것입니다.

소수의 해커가 모여서 팀을 이루면, 의견 조율을 위한 회의도 최소화 할 수 있고, 프로그램 명세가 각자의 머리속에 있으니 불필요한 문서 작업도 최소가 될 수 있어서 해커들은 그야말로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그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해서 더 좋은 품질의 코드를 만드는 선순환 과정을 겪습니다. (폴 그레이엄의 경우 3 명으로 스타트 업 회사를 운영했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도중에 잠시 나누는 대화가 팀 회의의 전부였다고 함)

그래서, 실력에 자신이 있는 뛰어난 해커라면 자신과 비슷한 몇명의 동료 해커를 모아서 스타트 업(1) 회사를 차릴 것을 그레이엄은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거대 기업이 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찌른다면 더욱 효과적이겟죠.

거대 기업에서 스타트 업 회사처럼 일하기 힘든 이유는 조직내에 많은 개발자들이 하나의 제품을 위해 협업을 하면서 일을 하기에, 이들의 기여도가 과제 전체의 결과로 뭉뚱그려져서 평균적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자 개개인의 실수를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진 거대 IT 기업에서는 개발자들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기에 제약이 있다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IT 벤쳐의 성공을 위해서 수많은 조건이 필요하겠지만, 특히 핵심멤버들로 짐승(2)같은 해커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중요한 성공의 열쇠입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안철수 KAIST 석좌교수께서 국내 벤쳐가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로 창업자들의 실력과 경험부족을 꼽더군요.

실제로 폴 그레이엄은 뛰어난 해커이면서, 자신이 만든 스타트 업 회사인 비아웹을 야후에 팔아 치우면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기도 합니다.(3)

이런 글을 읽다보면 갑자기 스타트 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막 생기다가도... 냉정히 생각하면 역시 다니던 회사나 잘 다녀야 겠습니다. ㅋ 



(1) 스타트 업(Start-up) 회사란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벤쳐 회사" 입니다. 소규모의 자본과 인력을 가지고 창업하는 걸음마 단계의 작은 회사를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벤쳐" 회사는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창업 정신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와 구별하기 위해 굳이 "스타트 업" 이라는 명칭을 쓰더군요. 

(2) 이 표현은 조엘 스폴스키가 운영하는 회사, 포그크릭의 구직란에서 따 왔습니다. 포그크릭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다음과 같더군요. 
당신은 무지무지 뛰어난 개발자여야 합니다. 당신의 친구들은 코딩에 관한한 당신을 "짐승"(animal) 이라고 부를 정도로 코딩 역량이 뛰어나야만 합니다. 

(3) 폴 그레이엄은 비아웹(Viaweb) 이라는, 1995년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ASP( Application Service Provider ) 비지니스 회사를 차렸었다. 웹 기반으로 온라인 스토어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어플을 만들어서 장사를 하다가 야후에 팔았고, 이것이 야후 스토어(Yahoo Store) 가 되었다. 비아웹을 야후에 판 대가로 받은 보상은 야후의 주식 455,000 주였고, 이는 시가 4960 만 달러라 한다 ( 한국돈으로 약 550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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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ngsoo Lee 2011.02.04 1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책 읽어보려 했는데... 절판되고 없더라...가지고 있어?

    • BlogIcon mynotepad 2011.02.06 17: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응.. 회사 도서관에서 빌렸어.
      폴 그레이엄 아저씨 홈페이지(http://www.paulgraham.com/index.html) 에 가 보면 원문을 읽을 수 있다. 여기 좋은 글들이 많아서 나도 틈틈히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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