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마모씨를 비롯해서 불법 배팅사이트와 연루된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으로 온라인상이 꽤나 떠들썩하다. 공중파 방송 3사의 메인 뉴스에도 나올 정도이니 사회적인 파장이 꽤나 클 듯 하다.

200 만원에 타락한 프로게이머 M

(말이 200 이지 불법 베팅 사이트를 이용했다면 이보다 적어도 수십배 이상의 이득을 챙기지 않았을까 싶다)


e 스포츠(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 리그에 e스포츠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의 특성상 애초에 승부조작과 같은 불법적인 행위가 벌어질 개연성은 충분히 있었다고 본다.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라는 사람들이 극 소수의 A급 게이머를 제외하고는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적은 보수를 받으면서 개인사생활을 전폐한채 (일부는 중,고등학교 중퇴도 불사한다) 하루 12 시간 이상의 연습에 매달려야 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프로게이머의 수명도 극히 짧은 편이다. 30대 프로게이머로 임요환이 언론에 화제가 되었지만 그 역시 20대 중반 이후로는 정상급의 기량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주었고, 대부분의 프로게이머의 수명은 25 세를 넘지 못한다. 그리고 프로게이머의 대다수는 10대 후반 ~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주변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나이이다.
더구나 스타크래프트는 1:1 개인 경기이다 보니 게임을 하는 당사자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승부조작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다.

우선 의심이 가는 부분은 과연 그동안 벌어졌던 승부조작을 아무도 몰랐을까 하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말한 e스포츠의 특성상 구단 관계자(코치, 감독등.. ) 및 해설자등은 이미 나름대로 심증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타리그를 즐겨 시청하는 시청자들 조차 게임 도중에 어이없는 실수와 패배가 반복되면 의심을 하기 마련인데 프로게이머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전문가인 그들이 승부조작에 대해 전혀 몰랐다면 그들은 당장 다른 직업을 구해야 마땅할 것이다.

특히나 방송 화면만을 접할 수 있는 일반인과 달리 구단 관계자나 해설자들은 리플레이를 구해서 볼 수 있다. 리플레이를 세심하게 분석해 본다면 게임중에 고의적인 패배를 위한 액션에 대한 증거를 잡을 수 있을 것이고, 승부조작에 대해 충분히 정황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자신들의 밥줄에 대한 걱정과 스타크래프트 판을 깨지 않기 위해서 묵인 내지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무마하기 위해 쉬쉬해 오다가 이렇게 일이 크게 터지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e스포츠( 정확히는 스타크래프트 리그 ) 의 근원적인 문제점을 꼽아보고 싶다.

프로스포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지니스라는 점이다. 그래서 프로스포츠를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e스포츠는 그 자체로는 전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상태로 성장해 왔다. 즉, 어떠한 e 스포츠 경기도 입장료가 없이 무료로 관중을 동원하여 진행해 왔다. 아마추어 스포츠조차 무료입장하는 경우는 드문 일임을 생각해 보면 e 스포츠의 무료입장 정책은 스스로 비지니스로서의 성장을 포기하는 결정이라 본다.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입장료를 받을 경우 e스포츠를 입장료를 내면서까지 보러 오는 관중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연결된다. 프로리그 결승전을 굳이 여름에 피서인파가 몰리는 부산 광안리에서 하는 것도 관중동원의 용이함을 위해서이다. 2005 년에는 사상 최다인 10만 관중이 프로리그 결승전 현장에 몰렸다고 꾸준히 자랑을 하고 있지만. 그 많은 관중들 중에서 일부러 e 스포츠 관람을 위해서 찾아온 관객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프로 스포츠의 수익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방송 중계권 역시 e스포츠에서는 가치 창출이 되지 않는다. 이는 중계권료를 지불해야 하는 방송사가 스스로 구단을 운영하면서 e스포츠라는 컨텐츠 제공자이자 컨텐츠 소비자의 역활을 맡고 있는 특이한 ( 다른 프로스포츠에서는 이미 찾아보기 힘든 ) 구조에서 기인한다. 또 하나 중요한 프로스포츠의 수입원 중 하나인 관련 용품판매 역시 e 스포츠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비지니스의 영역이다.


이렇듯 e 스포츠는 주요 대기업들이 순수하게 마케팅과 홍보 차원에서 구단에 지원하는 금액과 대회 스폰서들의 스폰서 비용으로 운영되는 현실이며 전혀 스스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외형적으로는 화려하게 보일지 몰라도 외부 지원이 끊긴다면 언제라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사상누각이었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워3 리그를 생각해보자.

e 스포츠를 바둑, 체스와 비교하며 "두뇌 스포츠" 로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사실 스타크래프트를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는 바둑, 체스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점을 구분하기 쉽지 않기도 하다. 그런데 스타 크래프트 리그는 스타크래프트를 제작한 게임 제작사에게 모든 "지적 재산권" 과 "개발권한" 이 집중되어 있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무슨 말이냐면 지적재산권의 제한이 없이 전세계 누구나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바둑, 체스와 달리 스타 크래프트는 블리자드라는 회사에 의해 개발된 게임이라 블리자드가 게임 방송의 컨텐츠 사용에 대해 제재를 할 경우 이에 대해서는 속수 무책이라는 점이다. 최근에 스타 2 의 재산권 문제와 관련하여 e 스포츠 협회와 블리자드간의 갈등으로 인해 스타 2 의 방송 중계 여부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인터넷 상에서 음원 공개만 해도 사법처리가 되는 것이 지적재산권인데 그간 블리자드의 동의 없이 게임 방송사들은 무단으로 블리자드의 게임을 이용한 컨텐츠들을 영리 목적으로 방송을 제작해서 사용해 왔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블리자드가 맘 먹고 e 스포츠 협회와 게임 방송사를 고소라도 한다면 당장 내일부터 스타리그 중계는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개발권한" 이 게임 제작사에게 있는 게임 리그의 특성은 e 스포츠를 과연 객관적인 룰이 있는 스포츠로 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수백년간에 걸쳐 게임 규칙이 완성되어 전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룰로 일정하게 게임을 진행하는 바둑, 체스등과는 달리, 스타 크래프트라는 게임은 제작사인 블리자드가 패치를 한번 내놓을 때 마다 게임의 룰 자체가 전혀 다르게 바뀐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가 1.07 에서 1.08 로 패치가 이루어 지면서 전혀 새로운 게임 전략이 등장하고 종족간의 상성이 뒤집히는 일이 벌어졌던 것을 생각해 보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룰" 을 만드는 권한이 오직 제작사인 블리자드에게만 있다는 문제를 생각해 보면  e 스포츠를 객관성을 가진 스포츠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끝으로, 간단하게 바둑판과 바둑알, 체스판과 체스말만 가지고 어디에서만 즐길 수 있는 바둑, 체스와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스타 크래프트가 실행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PC 2대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태에서만 즐길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은 "스타 크래프트가 실행될 수 있는 환경" 이라는 점이다. 몇년 후이고 간에 현재의 윈도우즈와 전혀 호환이 안되는 OS 가 PC 업계의 대세를 이루는 일이 벌어진다면 ( 당분간 그럴 확률은 낮아 보이지만 )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도 재개발을 하지 않는 이상 자연스럽게 사장되고 말 것이다. 블리자드가 절대 게임 소스를 공개할 일도 없을 것 같고. 스타는 팩맨이나 테트리스와 같이 손쉽게 리뉴얼이 가능한 게임도 아니다. 어찌보면 97년 Windows 95 시절에 발매되어 64 비트 OS 가 나오는 지금까지 13 년간이나 수명을 이어왔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이렇게 대단한 게임이기에 "스포츠" 의 영역으로 격상되어 대접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e 스포츠의 한계에 대해서도 명확히 인식해야 하고. 소일거리 오락 정도로 생각해야지 e 스포츠를 진지하게 인생을 걸고 승부하는 그런 "스포츠"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인터넷에서 찾은 승부조작 마모씨의 명품 짤방을 올려본다. 한때 연소득이 4억원에 달했다는 마모씨는 젊은 나이에 거액의 연봉을 받게 되면서 사치와 명품에 눈을 뜨고 낭비벽이 심해진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돈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서 승부조작에 가담한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든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1. 김훈동 2010.05.18 1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졔 마재윤인가?
    선수랑 무관하게 팀내 누군가가 준비한 2~3개 전략을 귀뜸만 해줘도 승패가 거의 좌지우지
    되는 형국이라 스타리그의 승부조작은 너무나 쉬울듯...

    무전략으로 나와서 상황에 따른 전략을 구사하던 게으르기로 소문났던 기욤패트리가 그립다...

    • BlogIcon mynotepad 2010.05.19 0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재윤 맞어...

      연습을 별로 안하던 게으른 천재인 기욤이 활약하던 시절은 그만큼 스타판의 수준이 낮았다는 얘기일듯...

      난 기욤 하면 맨날 케리어 뽑아서 이기던 것 밖에 생각 안나더군 ㅋ

이름 암호 홈페이지